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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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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호를 보고

등록 2005-04-28 00:00 수정 2020-05-03 04:24

결정적인 시기, 만만치 않은 개념

‘외국어의 학습에 결정적 시기 또는 창이 존재한다. 성인이 되면 이 창이 닫히고,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이 창이 닫히기 전에 외국어를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고 외국어 교육의 시작은 빠를수록 좋다.’ 이런 믿음이 꽤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그런데 뇌의 연구에서 ‘결정적 시기’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문제는 뇌의 많은 부위가 상호작용을 하기에 고등 기능에 이 개념을 적용하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다. lowvoice

욕심 버리고 시켜볼 만하다

제 아들은 조기 외국어 교육에서 상당히 효과가 있었습니다. 다만 어린아이에게 성취도에 대한 강박관념을 심거나 다른 아이들과 비교 평가하는 것을 삼가야 합니다. 편안하고 즐겁게 학습을 유도할 묘수가 필요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 같으면 부모가 욕심을 버리고 시켜볼 만합니다. 떠도는 이야기에 혹하지 말고, 내 아이는 부모가 제일 잘 안다는 마음으로 가르치는 게 좋습니다. jiuto

‘보부상’이냐 ‘부보상’이냐

‘개화기 신문도 촌지를 먹었다’ 기사에서 사용된 ‘보부상’이라는 용어는 ‘부보상’으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부보상(負褓商)은 조선왕조 이성계 태조대왕이 중상육성정책(重商育成政策)으로 하사한 명칭이고, 보부상(褓負商)은 조선총독부에서 억상이간책략(抑商離間策略)으로 변조 고착시킨 명칭입니다. 따라서 부보상의 명칭을 회복해야 합니다. ‘부보상을 사랑하는 모임’(www.bubosang.net)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unygo

→ 저도 “보부상이 일제시대 유산이고 ‘부보상’이 맞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나름대로 조사해봤습니다만, 이는 사학계의 공론이 아니라 이훈구 경기대 교수의 의견이라고 합니다. 제가 ‘보부상’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건, 여러 학자들의 저서와 논문에 입각한 것입니다. 한국 사학계에서 최고의 보부상 전문가로 꼽히는 조재곤 박사에 의하면 100년 전의 떠돌이 장수를 부상, 보상, 등짐장수, 봇짐장수, 보부상, 부보상 등 다양하게 불렀는데, 이들을 통칭할 때 조선 말기 권력 기관들은 ‘보부상’이라는 용어를 썼습니다. 사실, 저만 해도 <대한계년사>나 외국(프랑스·러시아) 외교문서에서 ‘보부상’을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제가 참조한 2차적 자료로는 조재곤 박사의 <한국 근대사회와 보부상>(서울: 예안, 2001), <근대 격변기의 상인, 보부상>(서울: 서울대출판부, 2003)이 두드러지고, 이외에도 ‘대한제국 시기 보부상의 정치적 진출 배경’(<한국문화> 23, 이상찬, 서울: 서울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 1999), ‘조선후기 보부상과 보부상단’(이헌창, <국사관논총> 38, 1992) 등 양질의 학술논문들이 있습니다. /박노자

* 독자의견에 채택되신 분께는 미식가들의 지친 혀를 달래는 담박소쇄한 맛, 한창훈 소설집 <청춘가를 불러요>를 1권씩 보내드립니다. 바닥을 겪은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삶의 깊이와 애환을 가볍고 경쾌하게 펼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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