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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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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2호를 보고

등록 2004-08-19 00:00 수정 2020-05-03 04:23

여전히 씁쓸한 어머니와 딸

‘엄마는 딸의 미래다’ 기사를 읽었습니다. 대한민국의 한 딸로 말씀드려봅니다. 이 나라에서 딸로 살아간다는 일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학교 시절 교과서에서는 우리의 딸들이 남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되며 그저 당당한 여성으로 자라나라고 배웁니다. 어머니가 딸의 미래가 된다는 생각에 고정된 성역할을 탈피하려는 부모님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딸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일과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이 존재합니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당당한 딸이 되기 이전에 ‘여성’이 되어 어떠한 역할을 해내라고 강요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제 어머니도 ‘나처럼 살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어머니처럼 살지 않겠다고. 하지만 어머니는 그런 말씀을 하시면서 무척이나 씁쓸해하실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 박지혜/ 대구시 동구 지저동

올림픽, 진짜 ‘축제’ 돼라

이 무더운 여름 나는 과 함께 더위를 즐기고 있다. 이번호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단연 ‘아테네올림픽’에 관한 기사였다. 올림픽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 설레고 중계방송 보느라 밤새기 일쑤인 나는 이 기사를 읽고 올림픽에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삼엄한 경비는 온 나라를 위한 것이라기보단 미국 등 특정 국가를 위한 것이며, 숙박비가 턱없이 올라가 그리스의 축제를 즐기러 온 이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
올림픽의 기원은 그리스였고, 그리스 국민들은 스포츠를 즐기자는 취지 아래 이 축제를 시작했는데 변질되고 있으니 안타깝다. 부디 그리스가 특정한 이해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국가들과 협조하여 ‘온 세계가 즐기는 축제’를 만들기를 기원해본다.
- 정재욱/ 대구시 북구 산격동

고구려사 운운, 자격 있나

‘패권국가의 기선제압용 도발!’에서 보듯 중국이 갑자기 고구려사 문제를 가지고 트집을 잡는데, 그 모든 게 그들의 잘못이라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문화재를 보라. 낙서 없는 건 눈 씻고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의 발언 이전에 우리가 고구려에 대해 관심을 갖고는 있었나. 현재 남한 유일의 고구려 유적인 중원고구려비는 관리인도 없었고, 뒤 난간은 부서진 채 방치돼 있었다. 우리의 자격을 의심하게 된다.
이미 유네스코에선 종묘와 창덕궁을 놓고 주변의 부정적인 환경에 대하여 경고를 준 적이 있다. 문화재를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국민들이 역사가 없어진다고 반발하는 건 모순이라 생각한다. 국사는 이미 필수과목에서 선택과목이 됐다. 역사의식 없는 국민의 미래는 뻔하지 않은가. 우선 문화재와 역사를 이해하고 아끼는 모습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 학술적으로나 외교적으로도 대처가 가능하며, 고구려는 우리의 삼국사로 영원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 김호정/ 서울시 서초구 반포고 1년

‘멍청한 대학생’을 꿈꾼다?

‘겸이 만난 세상’을 읽었다. 나는 지금 그야말로 한국의 교육제도는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수험생이다. 얼마 남지 않은 수학능력시험에서 고득점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보지도 않았던 시사주간지를 구입한 건 수행평가 점수를 위해서다. 모든 것의 목표는 하나, 이른바 명문대 진학이다.
만약 진학을 한다면 학벌지상주의자로 변신해서 대학생의 이름으로 과외를 하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이 대부분의 고등학생에게는 당연한 과정이라 여겨지고 있다. ‘대학교는 어떠한 수단이 아니라, 진정한 학문 수양을 목적해야 한다’고 보편적인 구절을 모두 외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미 일반적인 사회인식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이에 의식변화를 위한 마땅한 방안을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는다. 필자의 생각에 동감하지만 수동적인 감상 이상이 되기 어렵다.
- 방은미/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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