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판결’ 반갑다
공군 지원입대 뒤 군대 조직에 회의를 느끼고 돌아왔다. 다시 입대하게 됐을 때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려 했으나 주변의 시선에 어려움을 겪고 끝내 입대를 했다. 복무기간 동안 투고함·설문지·대대장에게 편지쓰기 등으로 내 뜻을 전하려 했으나 한계가 있었다.
제대 뒤 사석에서 이런 얘기 하길 꺼렸다. 후배가 입대 뒤 바닷가에서 주검으로 발견되고,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는 비인권적 만행들이 군대에서 비롯됨을 알았을 때 나는 반전평화주의와 양심적 병역거부를 옹호하게 됐지만, 진보·보수 따로 없이 반공·민족·애국을 표방하며 군사주의적 시각만을 내세우는 상대방과는 항상 상충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여호와의 증인에 대한 무죄 판결은 놀랍다. 진보적이지 않다고 자처하는 판사가 내린 이번 결정은 소극적인 진보주의자들에게도 회초리가 될 것이다. 일종의 대안이 되는 대체복무제를 검토하고, 위증자를 가릴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하면 될 것이다. 반대 입장에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당신의 의견에 동감하지 않지만 당신이 말할 권리를 위해 함께 싸우겠다”고 한 볼테르의 말에 귀기울여주길 바란다.
박재형/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국군 장병 사기는 그대로이길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게 무죄 판결을 한 이정렬 판사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솔직히 대한민국 남자 중 군대가고 싶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징병제를 바탕으로 하는 대한민국에서 군대는 국민의 의무인 것이다.
이번 판결은 병역의 의무와 양심의 자유 사이에서 갈등하는 젊은이들에게 환영할만한 일이겠으나, 군대를 갔다왔거나 군복무 중인 사람들에게 속상한 일이다.
더구나 병역의 의무를 필한 남자에게 주던 공무원 시험 가산점 제도도 폐지된 마당에 종교적 이유로 병역의 의무를 거부하는 젊은이들에게 ‘양심적 병역거부자’라는 칭호를 붙인다면 지금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위상은 어떻게 되는가. 판사의 고뇌 어린 판결은 존중하지만, 이 판결로 인해 지금도 전·후방에서 나라 지키는 일에 전념할 국군 장병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김영식/ 강원도 원주시 우산동
0교시 수업을 중단하라
교육부가 모든 종류의 0교시를 철폐하겠다고 밝혔지만 수많은 학교들이 여전히 0교시 수업을 강행하고 있다. 0교시 수업이 사라져야 할 병폐라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여전히 반복하는 이유가 뭔가. 지금의 법만 제대로 시행해도 현실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정해놓은 법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교육이 실패했다고 엄살을 떨면 어떻게 교육을 개혁할 수 있겠는가.
학생들마저 보수적으로 흐르는데 이는 우리 교육제도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자율적이고 개방적인 의식 형성이 필요한 학생들이 쌓아놓은 고입·대입 입시기술을 지키기 위해 무조건 교육 개정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가 뭐라 할 수 있겠는가. 우리 교육이 기득권 지키기를 가르쳐야 하는가.
강보한/ 경기도 용인시 수지읍 풍덕천동
여성 노동자 70%가 비정규직이라니!
여성 전체 임금노동자의 70%가 비정규직이라는 수치는 자못 충격적이다. 나 자신도 비정규직이지만 그렇게 많은 여성들이 비정규직이라는 사실은 우리의 노동 현실을 잘 보여준다. 회사엔 정규직·비정규직 두 계층이 존재하고 이들은 하나의 현장에서 관리자와 직원으로 분류된다. 기존의 기업 운영 방식으론 비정규직에 대한 보호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1월30일 미국의 보수적 경제전문지 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7개국 가운데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이 3위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LG경제연구원이 4월8일 ‘비용 위주의 채용 관행에서 벗어나라’라는 보고서에서 “효율성과 노동 유연성 위주의 미국식 자본주의 채용 관행은 장기적 관점에서 초우량 기업이 되는 데 커다란 약점이 될 수 있다”고 한 충고를 한국의 기업은 귀담아들어야 한다.
이선희/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매교동
[독자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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