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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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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도 추적도 끈질긴 경부운하

등록 2008-02-01 00:00 수정 2020-05-03 04:25

<font color="darkblue"> 펭귄이 됐다가 유기견에 몰입했던 한 달, 펀드교와 삽질은 피해갈 수 있을까 </font>

▣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올 1월21일 월요일 저녁 6시30분. 15기 독자편집위원들은 2008년에도 어김없이 한겨레신문사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690~693호를 펼쳐놓고 독편위원들의 네 번째 회의가 시작됐다.

펀드를 하든 안 하든 아쉬웠던 내용

<font color="#216B9C">김민:</font> 690호 ‘펀드, 그분이 오셨네’는 표지 디자인이 센스 있었다. 경제지가 아닌데 경제적인 부분만 조명하고 그 이면의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웠다. 새로운 내용이지만 현상 분석을 좀더 했으면 좋았겠다.

<font color="#216B9C">윤형각:</font> 펀드 열풍을 다루면서 실제로 국민들이 왜 펀드를 선택하는지에 대한 인터뷰나 분석이 부족했다.

<font color="#216B9C"> 유진아:</font> 펀드를 좀 많이 했던 사람들한테는 친절한 기사였을지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그냥 지나가는 기사였다.

<font color="#216B9C">이미지:</font> 이건 에서 펀드를 다룬다고 할 때 독자들이 얻고자 하는 얘기가 아니다.

<font color="#216B9C">김지환:</font> 경제 기사로서 펀드 이야기는 훨씬 더 심층적으로 다룬 것들이 많다. 타이틀만 있고 깊이 얘기를 안 했다. 결국 펀드를 잘 아는 사람들이 보기에 새로운 정보가 있는 기사도 아니었다.

<font color="#216B9C">전수경:</font> 나는 펀드를 하고 있지 않다. 생각해본 적은 꽤 있다. 저것의 정체는 무엇이냐, 불로소득에 혹하는 내 마음은 무엇이냐. 그때마다 혼자 결론을 내린 것이, 저 투자되는 돈들이 어디로 가서 누구의 삶에 어떻게 쓰이느냐 하는 것이다. 중국으로 베트남으로 가서 누구의 배를 불리고 있는가. 작은 돈이라도 책임질 수 있는, 내가 알 수 있는 곳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면 몇 배의 수익이 난다 해도 내 돈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font color="#216B9C">김민:</font> 태안 기름 유출 사고가 터졌을 때부터 여러 기사를 봤는데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관련 내용은 에서 처음 봤다. 태안 주민들에게도 도움이 됐던 기사다. ‘기자가 뛰어든 세상’으로 한 것이 재밌긴 했는데 포인트가 없지 않았나 싶다. 엑손 사건 다룬 것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font color="#216B9C">유진아:</font> 태안에 대해 생태적 접근이 부족했다. ‘기자가 뛰어든 세상’에는 군대 이야기가 두 번이나 나와서 갸웃했다. 넣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라면 자제했으면 한다. 초점 ‘인재숙은 지방 교육의 숙명인가’를 재밌게 봤다. 뒤에 ‘땡땡땡 선생님’ 기사와 묶어 특집으로 다뤘어도 좋았겠더라.

<font color="#216B9C">윤형각:</font> 열심히 발로 뛴 기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재숙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만난 듯하다. 다른 지방에서도 인재숙 비슷한 것을 만들려고 할 시점에 잘 보도했다.

<font color="#216B9C">김민:</font> 라이프 & 트렌드 ‘2007 유행에 대처한 우리의 자세’는 기사랑 일러스트가 합쳐져서 화학작용을 일으켰다. 기사의 끝부분에서 정리를 해줬으면 더 좋았겠다.

벨기에·타이 뉴스는 ‘국내 특종감’

<font color="#216B9C">유진아:</font> 691호 ‘그대, 유연한 보수’는 표지에 이명박 얼굴이 너무 커서 부담스럽더라. 대선 승리 이유를 이명박 중심으로만 봐왔는데 한나라당의 자기 혁신과 범여권의 모습까지 아울러 볼 수 있어 좋았다.

<font color="#216B9C">김민:</font> 진보 잡지가 어떻게 다룰까 궁금했다. 그럭저럭 성공적인 자조였다. 여러 매체가 ‘이명박의 압도적 승리는 노무현에 대한 심판이다’식이었는데 에선 조목조목 잘 짚었다.

<font color="#216B9C">이미지:</font> 4인방 기사는 식상했다. ‘이명박은 면죄부를 받았는가’를 보며 BBK 수사에 대한 찬반 표시가 이명박에 대한 면죄부를 셈하는 것과 등가인지 의문이 들었다. 정확한 수사를 바란다고 해서 모두 이명박의 처단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font color="#216B9C">김지환:</font> 꽃동네에 간 김승연 기사를 쓴 기자 역시 ‘부산했던 취재진’ 중 한 명으로밖에 안 보였다.

<font color="#216B9C">김승현:</font> ‘벨기에 무정부 190일’ 기사는 접하기 어려운 북유럽 이야기였다. 이런 소식을 접할 수 있는 것이 의 차별성이다.

<font color="#216B9C">유진아:</font> 벨기에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이 없다 보니 기사를 이해하기 위해 이것저것 검색해봐야 했다. 배경 설명이 좀더 있었으면 한다.

<font color="#216B9C">이미지:</font> 사람과 사회 ‘벌금 폭탄 안고 새해 맞은 활동가들’은 활동가들이 겪는 현실의 벽을 잘 느낄 수 있는 기사였다. ‘벌금으로 모욕을 당하고 나면 법정에서의 굴욕이 기다린다’는 대목에 착찹했다.

<font color="#216B9C">김민:</font> 노땡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최고였다. 진보 진영의 허물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보수를 깎아내리려고도 하지 않으며 오히려 ‘잘됐다’고 ‘쿨’하게 말한다. 그것도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 필자의 논리에 고개를 끄덕거렸고 위로를 받았다.

<font color="#216B9C">이미지:</font> 길윤형 기자의 기사엔 문학 작품의 인용이 들어가 매력적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찍찍’에서도 인용 부분이 재밌었다. 같은 기사여도 양념 하나 넣으면 기사가 달라진다.

<font color="#216B9C">김민:</font> 이 죽일 놈의 PC ‘단체문자의 계절’을 보고 놀랐다. 휴대전화는 만인이 공감하는 소재이면서 동시에 여러 매체가 많이 다뤄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단체문자’가 툭 하고 나왔다. 거기서 가볍지 않은 성찰을 이끌어냈다.

<font color="#216B9C">윤형각:</font> 692호 ‘펭귄 마을에 내리는 죽음의 눈’은 펭귄을 화자로 등장시켜 매우 신선했다. 펭귄의 입장에서 본 글이라 무자비한 인간의 행동이 더 와닿았다.

<font color="#216B9C">유진아:</font>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데’라는 것이 없었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한테는 크릴 정도를 고민할 수 있겠으나 일반인들에게는 답이 없었다.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을 조금이라도 제시해줬더라면 좋았겠다.

<font color="#216B9C">김민:</font> ‘타이, PPP와 군부의 평화가 수상하다’ 기사를 보는 순간, 그동안 타이를 잊고 지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수상한 군부와, 탁신 전 총리의 정치 복귀 움직임 등은 충분히 조만간 큰일을 ‘터트릴’ 소지가 있는 사건이다. 한데 다른 매체는 검색해봐도 기사가 없다. 국내에선 특종이라고 할 만하다. 뭔 일이 크게 터지지 않는 한 쉽게 기사화되지 않는 현실에 씁쓸해진다.

‘조·중·동 이런 덴 가지 말라’는 편견?

<font color="#216B9C">김지환:</font> 사람과 사회 ‘제주도 푸른 길 맨발인들 어떠랴’는 여행을 좋아하는 내게 관심 있는 기사였다. 앞으로도 에서 다양한 ‘대안 여행’을 다뤄주었으면 한다. ‘정치의 속살’도 신선했다. 생각해볼 만한 문제를 던져줬다.

<font color="#216B9C">이미지:</font> 예전에 언론사 준비를 한다고 했더니 한 국회의원이 “조·중·동 이런 덴 가지 말라”는 소릴 했다. 언론 성향을 이유로 특정 기자, 언론사의 취재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 언론사는 물론 국민의 알 권리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

<font color="#216B9C">윤형각:</font> 692호 ‘이명박 시대 문화 측근이 중요하다’에서 이명박의 문화정책 역사를 조목조목 짚어 재밌었다. 더 바란다면 청계천 사업이나 대중의 호응을 많이 얻은 사업에 대해 좀더 싶도 깊은 분석이 들어가면 좋겠다.

<font color="#216B9C">유진아:</font> 기획 ‘가난해 못 배운 설움, 가난해 서러운 야학’에서 야학의 필요성과 현재 야학이 처한 현실을 언급한 데 반해 ‘신라호텔 파티장에서 야학을 떠올리다’는 개인의 기억과 감상이 위주였다. 두 글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았다. 차라리 사교육이 난립하는 시대에 야학에 기대야 하는 이들의 교육권을 언급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font color="#216B9C">김승현:</font> 693호 ‘세금 먹는 하마, 경부운하’를 보면서 계속 밀고 가는 힘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font color="#216B9C">유진아:</font> 한반도 대운하가 몰고 올 민자사업의 문제, 경제적 실효성 의문 제기와 거대한 환경재앙까지 두루두루 ‘운하의 재앙’을 예고하고 있는 표지 이야기였다.

<font color="#216B9C">이미지:</font> 운하 찬반은 전문가끼리의 싸움이다. 이번호에서 문제 전반에 대해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것은 좋았으나 다소 어려운 전문적인 이야기들은 표나 그림을 이용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font color="#216B9C">김승현:</font> 취미와 관련한 693호 기획을 잘 봤다. 솔직히 별 취미가 없었는데 기사를 읽고 나니 나도 즐기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font color="#216B9C">김민:</font> ‘취미’는 일상에서 찾아낸 좋은 아이템이었다. 기고를 많이 받았는데 외부 필진의 글이 하나같이 개성 있고 재밌었다. 특이한 것만 취미란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font color="#216B9C">유진아:</font> 사람과 사회 ‘동물을 안락사로 구호하나’를 재밌게 봤다.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는데도 이슈가 안 됐는데 문제점만 짚은 게 아니라 지자체의 노력까지 언급해 유용했다.

<font color="#216B9C">이미지:</font> 프로야구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관계를 다룬 ‘스포츠 ON’은 친절하지 못한 기사였다. 용어도 내용도 이해가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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