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구독료가 밀려서 전화하셨죠? 연락드리려고 했는데….” 이명희(35)씨는 “인데요”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렇게 물었다. 전화 인터뷰는 제법 예민한(!) 문제로 시작했으나 이런저런 얘기 끝에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인터뷰가 끝나고 ‘덕분에 밀렸던 구독료도 납부했다’는, 전기장판보다 따뜻한 전자우편이 도착했음은 물론이다.
이명희(35)씨
2002년 11월부터 구독했다. 경북 영주에 사는데, 여기는 촌이라서 을 사보려면 시내로 나가야 한다. 사러 나가기 귀찮아 정기구독을 신청했다.
‘아름다운 동행’ 캠페인으로 구독하면 구독료의 일정액을 기부할 수 있다고 해서 재구독할 때 신청했다. 후원 단체는 추천을 받았다.
11년째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시각을 알려주려면 내가 바른 가치관과 시각을 갖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선생님이 됐다. 방학이 없었던 해가 한 번도 없는 사람이다. (웃음) ‘방학이 있어 부럽다’는 얘기를 들으면 속상하다. 방학에도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얘기는 조금 창피하지만, 화장실에 두고 읽는다. 그런데 남들보다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조금 길어서 (웃음) 일주일에 한 권을 여러 번 정독한다.
생명 OTL. 석 달 전쯤부터 이 약간 답답해진 것 같다. 전에는 사건을 어떤 시선으로 봐야 하는지 궁금하면 을 폈고, ‘맞아, 그렇지!’ 하면서 읽곤 했다. 최근에는 눈길을 사로 잡는 기사가 없었다. 속상하다.
체벌 금지나 일제고사 등을 심도 있게 다뤄줬으면 좋겠다. 일제고사 때문에 파행 운영되는 학교가 많다.
‘OTL’처럼 오래 준비한 기획 기사가 많았으면 한다. 교육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처럼 교육을 해야 잘 산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그게 아닐 수도 있음을 알려주는 기획이 나왔으면 한다. 핀란드 같은 나라에서는 우리처럼 교육하지 않아도 잘 살고 있지 않나.
지난해도 아이들 때문에 행복했고, 올해도 그랬으면 좋겠다. 지금 5학년 29명을 가르친다. 학생 중 절반은 내가 ‘유일한’ 선생님이다.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은 전화로 “선생님이야” 하면 “어떤 선생님이오?” 그런다. 학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내가 하나밖에 없는 선생님이다. 사명감이 있다. 나에게 듣는 게 전부인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선생님이 되려고 노력한다.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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