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택(45·맨 오른쪽)씨
부산 금정여고 교사인 독자 권오택(45·맨 오른쪽)씨의 별명은 ‘살구나무’란다. ‘왜’를 물었더니, 대답이 싱겁다. “아이들이 ‘사회 금 마 있잖아’라거나 ‘거 머리 긴 놈 있다 아이가’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냐”는 게다. 처음엔 “난 됐다”고 인터뷰를 고사하시더니, “검 해보까요” 하신 연후에는 40여 분간 그야말로 ‘청산유수’시다.
대구 출신으로 부산에 살고 있는 마흔다섯 교사다. 6년여 직장생활을 하다가, ‘수능 1세대’로 사범대학에 다시 입학했다. 어느새 교직 생활 12년째다.
군대 갔다 와보니 여자친구가 부산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더라. “부산으로 내려오면 결혼을 하고, 아니면 끝”이라고 했다. 부산으로 가 제법 큰 회사에 취직을 했는데, 과도하게 술 마시는 것도 그렇고 이것저것 힘들었다. 아내가 방학 때 쉬는 것도 배가 아프고. (웃음) 아이들에게서 많이 배우며 산다.
창간 독자이자 주주다. 도 창간 때부터 보고 있다. 내세울 만한 일은 아니지만, 한겨레신문사에서 나오는 매체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본다. 일종의 ‘관성’이라고 할까? (웃음)
우연이다. 그 주치 이 배달이 안 돼서 회사로 전화를 했다. 통화를 한 김에 대학에 간 제자에게 보내주는 구독기간이 다 된 것 같아 확인해보니, ‘6개월 전에 끝났다’고 하더라. ‘아이코’ 싶어 바로 연장했다.
아시아 나라에서 많이들 와 계시지 않나. 몇몇 시민단체에 조금이나마 기부를 하고 있는데, 이주노동자 단체가 빠져 있어 겸사겸사 신청했다.
처음 교사 생활을 할 때만 해도, 학생들보다 내가 문화적으로 훨씬 앞서 있다고 자부했다. 좋아하는 노래, 책, 만화 등 모든 면에서 내 ‘수준’이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 관심사를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다. 은 그런 면에서 늘 앞서나가고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
역시 ‘노동 OTL’이다. ‘너희들 공부 잘하면 좋은 대학 갈 수 있고, 좋은 대학 가면 좋은 직장에 취직할 수 있다’는 게 교사들이 습관적으로 하는 거짓말이다. 아등바등 수능 배치기준표 한 칸 위에 있는 대학에 가봤자 비정규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게 현실 아니냐. 가슴이 찢어진다.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조금 더 치열해지면 좋겠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좀더 듣고 싶다. ‘OTL’ 시리즈 같은 기사를 매호 만나고 싶다.
40대 중반의 남성 교사가 담임을 맡지 않는 게 쉽지 않은데, 지난해 우겨서 담임을 맡지 않았다. 떨어져 있어 보니,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게 많이 보이더라. 다른 반 아이들 얼굴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좋은 경험이었다.
아들(진오·가운데) 별명이 ‘힘셈’이다. 중3 올라가는데 키가 185cm에 몸무게가 100kg이다. 학원 근처에도 안 가봤지만, 성적도 좋은 편이다. 요샌 ‘꿈의 (전교 등수) 두 자릿수’를 이루면 학교에서 떡을 돌린다. 아들이 옆에 있어 하는 말인데…, “힘셈아, 아빠도 떡 한번 돌리게 해도~!”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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