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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너무 뿌듯해요”

등록 2003-12-26 00:00 수정 2020-05-02 04:23

올해 3월과 12월 대검찰청 홈페이지 ‘국민의 소리’에 띄워진 검찰에 대한 국민여론의 변화

* 3월

‘검사스럽다’의 사전적 의미. 검사-스럽다(檢事-) [―따][∼스러우니·∼스러워][형용사][ㅂ불규칙 활용] 예의를 모른다, 오만방자하다, 자신의 위치를 망각한 언행을 서슴지 않는다, 자기 무덤을 자기가 판다, 해서는 안 될 억지를 부린다, 개긴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망감을 느낀게 한다. 너 정말 검사스러운 놈이구나! 검사-스레[부사]. 앞으로 국어사전에 등재될 겁니다.

‘검사스럽다’의 또 다른 규정. 1) 아부지에게 대드는 싸가지 없는 자식을 빗댄 말, 2) 고생만 한다고 푸념하면서 정작 뒷구멍으론 룸살롱을 찾는 사람을 일컫는 속어, 3) 할 말 또 하고 또 하고… 짜증날 때까지 말하는 사람을 통틀어 일컫는 말, 4) 제 것은 안 주면서 남의 것 빼앗기를 좋아하는 양아치의 새로운 준말, 5) 최루탄 먹어가며 데모했다고 항변하는…, 그러나 실제는 무서워서 한마디 말도 못했던 사람들을 일컫는 말, 6) 일본을 동경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 7) 학번과 학벌을 들이대며 배우지 못한 사람들을 깎아내리기를 좋아하는 인간들을 일컫는 말.

[공지] 오늘부터 검사를 검새로 임명합니다. 검사→검새, 고검장→고검새, 검찰총장→검새총장, 검찰청→검새청. 임명권자: 국민.

검새가 그렇게 힘들게 일하는 줄 몰랐다! 과도한 업무에 9∼12시까지 불철주야 일하고 계신 검새님들께. 방법이 있습니다, 있고요. 검새님들의 업무 분담을 위해 경찰이 있습니다. 기소권을 다 넘기기 힘드시다면 일부라도 경찰에게 넘기십시오. 넘기면 되고요. 뭐하려고 그렇게 힘들게 일하세요. 국가에 대한 충정 설마 이런 어처구니없는 망발은 안 하시겠죠 왜 과도한 업무를 혼자서 하려고 할까. 무지 궁금하네. 그것도 하기 싫으면 사법고시 인원 수를 대폭 확대하여 검새 수도 대폭 확대해달라고 하세요. 그래야 여검사들은 병원에도 자주 가고, 마누라 감기 걸리면 병원에도 같이 가주고 할 거 아니에요 이런 것 할 수 있나요 할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검새들은 오늘 국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점수를 잃었다. 아마 이 마이너스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선 중립적인 모습으로 10년 이상이 가야 겨우 본전이 될 듯하다. 제대로 머리가 달린 관계자는 한숨이 나오리라 본다. 온 국민이 보는 생중계에서 발가벗었으니 어찌하오리만. 엎질러진 물, 자업자득이고 행동과 책임만이 따를 따름이지요. 한심한 장면을 목도한 시민이.

*12월

힘들어도 없던 힘까지 내시요. 별 할 말은 없소. 요즘 검찰의 모습이 너무 뿌듯해서 이리 글 올리요. 님들 힘들 거요. 그래도 어쩌것소, 지금까지 못했던 일 한번에 다 하려니 힘이야 무지들 것지요. 힘들어도 조금 더 힘 내시요. 추운 겨울에 거 보일러 빵빵하게 틀고 바쁘더라도 끼니 거르지 말고 일하시요이. 어디 지금 검찰님들 몸이 자신들의 몸이요. 당신들만 보고 있는 국민들 몸이요. 아프지들 말고 욕보시요.

‘송광수다’로 사행시 제3탄. 송/ 송광수~~~!! 광/ 광수야~~~!! 수/ 수리수리~~마~~얀마~~!! 다/ 다시 보니~~니~~너무 멋지다야~~~히~~ㅋㅋ 송짱~~!! 안짱~~!! 검창짱~!! 홧팅~~~!!

대선불법자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자들도 있다지요. 이런 국회의원들은 정치에 발도 못 붙이게 해야 합니다. 10여명이 된다고 하던데요. 이 명단은 꼭 공개하셔야 합니다. 이게 국회의원입니까. 공개만 하세요. 심판은 유권자들이 합니다.

부정과 부패, 비리가 파헤쳐져 끝장날 때까지 수사해야 합니다. 어차피 꺼내든 칼입니다. 베낼 것은 다 베어내야 합니다. 대한민국 검찰에 힘을 실어줍시다. 매일 대한민국 검찰 홈페이지에 방문해서 격려의 글을 보냅시다. 여기서 멈추어야 합니다. 모든 비리는 여기서 끝내져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역사 앞에 서 있고, 우리는 추잡한 역사의 마지막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우리는 뛰어난 민족이었으며,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민족입니다. 대한민국 검찰 만세!

고스톱판의 ‘쇼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 송광수 총장! 안대희 중수부장! 문효남 수사기획관! 요즘 정~말 고생들 많이 하십니다. 추운 날씨에 바쁘시더라도 식사는 거르지 마시고 든든하게 하시고. 건강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중략) 여야 정치인 몇명 정도를 적당한 선에서 처벌… 고스톱판의 ‘쇼당’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도박사.

“조사받는 사람만 말할 수 있고 조사하는 사람은 말 못하는 시댑니다.” 존경하는 검찰청 영감님들. 특히 안 중수부장님. 말 속에 가시를 넣는 것은 봤는데, 말 속에 갈비뼈를 넣으셨군요. 너무 멋있네요. 사실 멋있는 말보다 더 멋있는 검찰수사에 박수를 보냅니다. 계속 수고해주세요. 아주 후련하군요.

지금 검찰이 정말 우리나라 검찰 맞습니까? (띠옹~) 아니면 이탈리아에서 수입해온 검찰인가요? 와~ 암튼 속이 다 후련합니다. 대통령이든 대통령 후보이든 부정을 저질렀으면 대가를 치뤄야한다는 관행을 만들어주십시요. 검찰 관계자 여러분. 여러분들은 지금 역사의 순간에 서 계십니다. 바로 그 중심에 바로 여러분들이 서 있습니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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