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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신약 청탁 의혹 신중했어야…한동훈 수사자료 유출은 처벌감”

등록 2026-09-07 11:29 수정 2026-09-0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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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26년 9월7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입장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26년 9월7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입장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신약 임상시험 계획 승인 청탁 의혹’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했어야 한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수사자료를 조금씩 언론에 흘리면서 정치 공세를 벌이는데, 수사자료 유출이야말로 형사처벌감”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2026년 9월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한 뒤 “한 의원은 이 수사자료를 적법하게 취득했는가. 관련 판결문을 보면 위법 수집 증거도 많다고 하는데 수사자료가 원본과 일치하는지 내용이 진실한지 확인했느냐”며 “2022년부터 시작된 저에 대한 검찰의 정치수사는 당시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으며 닮아있다”고 짚었다.

앞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9월6일 김 후보자와 사업가 양아무개씨의 2021년 10월12일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양씨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신청한 제넨셀의 최대 주주 강아무개씨의 민원을 해결하는 브로커 역할을 했으며 김 후보자와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었던 인물로 알려졌다. 녹취에서 김 후보자는 양씨에게 “(식약처장에게) 내가 말씀을 드렸고 일단 확인해서 나에게 보고를 해준다고 하니까 한번 기다려보시고”라고 한다. 이에 양씨가 “과장 선에서 넘어가지를 않는다고 해요”라고 말하자 김 후보자는 “과장 선에서 막혀 있다? 알았어”라고 답변한다.

한 의원은 같은 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의 비서인 고아무개씨가 식약처 임상정책과장인 김아무개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해당 문자에는 “과장님, 김승원 의원이 따로 문자를 보냈습니다. 처장님이 챙겨 보되, 다음부터는 그쪽에서 이런 얘기 안 나오게끔 해달라고 하셨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한 의원은 이런 녹취 등을 바탕으로 김 후보자의 민원이 ‘성공한 로비’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후보자 쪽은 이에 대해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 식약처장에게 고충 민원을 단순 전달했으며, 임상시험 역시 허위로 이뤄졌는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또한 “‘성공한 로비’라고 주장하려면 심사 기준 변경이나 특혜가 있었다는 사실부터 입증해야 한다”며 “전체 맥락을 삭제해 공익 민원을 불법 로비로 왜곡하는 정치 공세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의 청탁이 주가 조작에 활용됐다는 의심도 나온다. 생명과학대 교수 출신인 강씨는 2016년 제약업체 제넨셀 설립에 참여한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나선 제넨셀은 2021년 9월23일 식약처에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신청했지만 식약처는 14개 항목 보완을 요구했다. 당시 강씨는 의료기기 업체인 세종메디칼 쪽과 100억원 규모의 지분 매각과 전환사채 투자 등을 논의하고 있어 식약처의 빠른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때 나선 것이 김 후보자와 친분이 있던 양씨였다.

실제 강씨는 2021년 10월8일 양씨에게 “10월20일쯤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이 나면 구주 57억(원)에 신주 50억(원)인데 신주에는 콜옵션을 붙여준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같은 달 19일 세종메디칼은 실제 강씨의 주식 62억9천만원어치를 인수하고 제넨셀에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투자를 한다. 강씨는 이 같은 계약 하루 뒤 양씨에게 “저기(세종메디칼) 주워 담아. 곧 올라”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강씨는 양씨에게 1억원을 보내 세종메디칼 주식을 사게 하기도 했다.

식약처는 같은 달 26일 제넨셀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고, 이튿날인 27일 세종메디칼 주식은 15%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하한가로 추락한다. 기존 투자자들이 호재성 발표로 몰려든 일반인 투자자에게 물량을 떠넘긴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다. 이후 제넨셀이 임상시험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고, 신약 개발은 무산됐다. 이 사건으로 강씨는 자본시장법의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4년 12월 1심 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사건의 주요 쟁점은 김 후보자의 식약처 민원이 부정한 청탁에 해당하는지, 김 후보자가 임상시험 조작이나 미공개 정보 활용 등을 인지했는지 등이다.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은 국회의원의 민원은 청탁금지법 처벌의 예외라고 보고 혐의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아울러 김 후보자가 강씨의 후원 의사를 알고 양씨에게 후원 계좌를 알려준 것은 알선뇌물약속 혐의가 성립되지만, 후원 한도 초과로 실제 돈이 입금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김 후보자는 9월7일 “최근 일부 언론에서는 제가 주가조작에 관여한 것처럼 왜곡 보도를 하고 있다”며 “해당 업체인 제넨셀이 비상장이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됐고, 2023년부터 이 회사에 대한 주가조작 수사가 이뤄졌다는데 3년간 저에 대해서 한 번도 소환한 적 없다. (주가조작이) 맞는다면 저를 가만히 뒀겠나”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그간 두문불출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지난주 가족이 위중한 상태에 빠져 응급실, 중환자실 등 조치를 했고 오후에는 사무실에 출근해 정상 보고를 받고 업무를 했다”고 해명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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