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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김경수 도지사 중도하차한 뒤 경남은?

하병필 권한대행 “정책 기조 유지하겠다”
내년 지방선거 국민의힘 후보 넘치고 민주당 후보 기근
등록 2021-09-28 17:14 수정 2021-09-29 02:59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021년 7월26일 창원교도소 수감 직전 교도소 들머리에서 경남도민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021년 7월26일 창원교도소 수감 직전 교도소 들머리에서 경남도민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9월21일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사직을 잃은 지 정확히 두 달이 지났다. 김 전 지사의 중도하차로 하병필 행정부지사가 7월21일부터 도지사 권한대행을 맡아 경남도정을 이끌고 있다. 하병필 권한대행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경남에선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7명의 도지사 권한대행이 나왔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김 전 지사 수감 다음날인 7월27일 위원회의를 열어, 경남도지사 보궐선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다음 경남도지사는 2022년 6월1일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결정돼, 한 달 뒤인 7월1일 취임한다. 경남도정은 2022년 6월30일까지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이 이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부터 임기만료일까지의 기간이 1년 미만이면 보궐선거를 실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한다. 2021년 보궐선거일은 10월6일이라, 보궐선거를 한다면 도지사 임기는 1년 미만이다. 최근 10년 동안 임기 1년 미만인데 보궐선거를 한 사례는 없다. 경남선관위는 도지사 보궐선거 비용이 302억원에 이르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점도 고려해 보궐선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병필 권한대행은 김경수 지사의 도지사직 상실 직후인 7월21일 오후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도지사 부재에 따른 도민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때일수록 공직사회가 안정돼야 한다. 맡은 업무의 충실한 추진과 안정적 공직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 했다.

5명 도지사 임기 중 7번째 권한대행

1995년 민선 1기 출범 이후 지금까지 경남도지사는 모두 5명이 선출됐다. 그러나 김태호 지사를 제외하고 김혁규·김두관·홍준표·김경수 지사 4명이 중도 퇴진했다. 김혁규·김두관·홍준표 지사는 대통령선거에 나가기 위해 자진 사퇴했고, 김경수 지사는 구속·수감되면서 퇴진했다. 도지사가 중도 퇴진할 때마다 권한대행이 도지사의 남은 임기 동안 도정을 이끌었다.

김혁규 지사가 2003년 12월14일 사퇴하자, 장인태 행정부지사가 권한대행을 맡았다. 그러나 장인태 권한대행도 2004년 5월3일 도지사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경남도정은 김채용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김두관 지사도 2012년 7월6일 대선 출마를 하며 중도 사퇴했다. 임채호 행정부지사가 권한대행을 맡아, 2012년 12월19일 도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홍준표 지사가 취임할 때까지 도정을 이끌었다. 홍준표 지사 역시 2017년 4월9일 대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했다. 2017년 4월10일부터 2018년 6월30일까지 1년2개월여 동안 류순현·한경호 등 행정부지사 2명이 차례로 권한대행을 맡았다.

김경수 지사는 2019년 1월30일 ‘드루킹 사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며 법정 구속돼 보석으로 나오기까지 77일 동안 수감됐다. 이 기간에 박성호 행정부지사가 권한대행을 맡아서 도정을 이끌었다. 2021년 7월21일 김 지사는 징역 2년을 확정한 대법원 선고로 도지사직을 잃었고, 이날부터 하병필 권한대행이 경남도정을 이끌고 있다.

하병필 권한대행은 “김경수 도지사를 중도 퇴진시킨 드루킹 사건은 도지사 임기 중에 일어난 사안이 아니다. 따라서 김 지사가 추진하던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쪽으로 경남도정을 이끌겠다. 그럼에도 도지사 공백은 크게 느껴질 것이다. 공백을 조금이라도 메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지사 재선 도전을 약속했던 김경수 지사가 사라지면서, 지역 정가는 일찌감치 도지사 선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현역 국회의원 여럿이 도지사 후보로 거론돼,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들썩인다.

국민의힘 후보군은 곧 가시화돼, 당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3선의 김태호(산청·함양·거창·합천)·윤영석(양산갑)·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과 재선의 박완수(창원 의창)·윤한홍(창원 마산회원)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김태호 의원은 경남도지사를 이미 두 차례 했고, 최근엔 대통령후보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자진 사퇴했다. 박완수 의원은 경남도지사 당내 경선에 두 차례 나갔으나, 모두 홍준표 의원에게 졌다. 원외에선 국회 부의장을 지낸 5선 출신 이주영 전 의원, 4선 출신 김재경 전 의원이 거론된다.

국민의힘 당내 경선 치열할 듯

김경수 전 지사 소속의 더불어민주당은 도지사 후보를 구하기 어려운 처지다. 도지사 선거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이는 아직 없다. 이 때문에 3선의 민홍철 의원(김해갑)과 재선의 김정호 의원(김해을)을 두고 차출설이 나돈다. 경남도지사를 했고 현재 대통령 후보 당내 경선을 뛰고 있는 재선의 김두관 의원(양산을) 출마설도 거론된다. 원외에선 한경호 전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이 거론된다.

정의당에선 경남 창원에서 도의원과 국회의원을 한 여영국 당대표가 거론된다.

앞서 김경수 전 지사는 7월26일 오후 1시 창원교도소에 수감됐다. 7월21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드루킹 사건’ 관련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김 지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전 지사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과 공모해 인터넷 기사 댓글 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 선고와 동시에 김 지사는 직을 잃었다.

김 전 지사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당분간 여러분 곁을 떠납니다. 그동안 험한 길 함께 걸어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비를 맞아주신 그 마음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저는 제게 주어진 시련의 시간, 묵묵히 인내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김 전 지사는 2019년 1월30일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며 법정 구속돼 77일 동안 수감됐다. 따라서 2년에서 77일을 뺀 기간 동안 수감된다. 김 전 지사는 형 집행 기간과 이후 5년 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창원=최상원 <한겨레>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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