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갈등 지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민주주의 성숙도, 정부의 갈등 관리 능력 등을 종합한 우리나라의 사회갈등 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국 가운데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는 연구 결과(삼성경제연구소)가 2013년에 발표되기도 했다.
정치는 이런 갈등을 조정하고 풀어내는 영역이다. 그만큼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정치 불신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 한국갤럽의 주간 정례조사에서 ‘국회가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전체의 89%에 달했다. 구태 정치인은 정치 혐오를 부추기고, 이런 불신은 좋은 사람의 정치 진입을 가로막는 데 일조한다. 정치의 악순환이다.
이관후 희망제작소 연구조정위원(정치학 박사)은 “이제 시민들이 직접 제도권 정치에 ‘우린 이런 국회의원을 원한다’고 요구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 좋은 사람이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좋은 정치인’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6년 4월에 열리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은 희망제작소(소장 이원재)와 함께 시민들이 좋은 정치인의 기준을 정치권에 요구하는 ‘누가 좋은 국회의원인가: 시민 100인이 함께하는 노란테이블 시즌2’를 전개한다. 희망제작소가 주최하고 이 후원하는 이번 캠페인은 시민이 정치와 대의민주주의의 순기능을 회복시키는 적극적인 시민정치운동이다.
이번 캠페인은 희망제작소가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변화를 위해 진행한 시민토론 캠페인 ‘노란테이블 300인 원탁회의’를 정치 영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희망제작소는 이번 캠페인에 대해 “시민이 바라는 좋은 국회의원과 좋은 정치의 모델을 제시하고, 토론을 통해 어떤 대표를 뽑을 것인지에 대한 시민적 자각을 이끌어내고, 아래로부터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정치 개혁과 함께 현실정치의 변화를 촉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2000년 총선에서 시민단체들이 나쁜 후보를 솎아내는 낙선 후보 발표와 낙선운동을 펼쳤다면, 이번 캠페인은 시민들이 직접 좋은 정치인의 기준을 만들어낸 뒤 정치권에 이를 요구하는 시도다.
이번 캠페인에 이 참여하는 것은 ‘여의도 국회’에 집중하는 기존 정치·선거 보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기성 언론은 총선 등 중요한 정치 국면마다 시민이 정치에 요구하는 목소리가 무엇인지를 간과한 측면이 있다. 서구 언론계와 학계에선 ‘공공 저널리즘’을 그 대안으로 제시한다. 정치인에 대한 보도를 넘어 정치에 대한 시민의 목소리를 담는 보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캠페인은 내년 총선을 ‘공공 저널리즘’ 관점에서 보도하려는 의 시도다.
과 희망제작소는 여기에 동참할 100인을 공개 모집한다. 100명은 10월24일 ‘대의민주주의와 좋은 정치인’에 관한 사전 세미나를 거쳐, 11월7일 시민이 바라는 좋은 국회의원의 기준을 정하는 ‘100인 토론회’에 참가하게 된다.
이후 여기에서 만들어진 기준이 현실 정치권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또 다른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정당마다 후보 공천 작업이 본격 진행되는 올해 말과 내년 초에 맞춰 100인 토론회에서 도출한 좋은 후보의 기준이 무엇인지 정당에 제시하고 후보 선정 과정에서 이 기준이 활용될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다. 또 기존 정치인 가운데 이 기준에 가까운 인물이 누구인지를 선정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 시민들의 목소리가 정치권에 전달되는 이 과정 전체를 보도할 예정이다.
100인 토론회에 참여할 시민은 온라인으로 희망제작소에 참가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전화문의는 희망제작소 연구조정실 02-2031-2164.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관련 글 ▶'간섭합시다, 적극적으로'(이관후 희망제작소 연구조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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