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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는 리사무소로!

생태여행 길라잡이
등록 2014-08-01 15:03 수정 2020-05-03 04:27

중요한 것은 ‘어떤 생태여행지를 가느냐’가 아니다. ‘어떻게 여행할 것이냐’가 더욱 중요하다는 게 제주생태관광 윤순희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음식에 비유했다. “유기농 식재료를 놓고 MSG 넣어서 조리하면 식재료를 구해서 요리하는 의미가 없잖아요. 조리 방법이 중요한 것이죠. 여행도 마찬가지예요. 생태여행지를 방문하는 것보다 생태여행 방식으로 여행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여행자들이 책임 있게 행동하고, 앞으로도 그 여행지가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여행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명쾌한 주장이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책임 있게 행동하는 여행자의 모습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윤 대표이사와 고제량 생태문화여행 기획가의 도움을 받아 ‘생태여행 길라잡이’를 정리해보았다.

1. 소비도 여행이다
생태여행지만 들르고 숙식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해결하는 것은 생태여행이 아니다. 생태여행은 지역 경제 안으로 들어가 소비하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그래야 지역 여행지가 지속할 수 있는 경제적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제주에 크루즈 유람선이 들어온다고 설레발을 친다. 그러나 크루즈선에 탄 여행자는 배 안에서만 먹고 잔다. 이 때문에 10명의 크루즈선 여행자보다 1명의 생태여행자가 지역 경제에 더욱 이로울 수 있는 것이다. 생태여행지만 들를 게 아니라, 그 지역이 포함된 마을에 머무르며 민박 등을 이용하고 마을 식당 등에서 끼니를 해결해보길 추천한다.

2. 숨바꼭질을 즐겨라
생태여행지 본연의 모습은 앞마당보다는 뒤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 여행자들이 스치고 지나가는 길보다는 그 뒤를 살펴보라는 이야기다. 뒤안에는 마을 사람들의 삶이 있고, 예상치 못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작고 예쁜 가게들이 있다. 제주에는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도 작은 마을에 숨어든 이색적인 카페가 여럿 있다. 나중에 다른 사람의 블로그 등에서 발견하고 아쉬워하지 말고, 동네 곳곳을 어슬렁거려보자.

3. 리사무소, 동사무소를 제집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생태여행지의 경우 숙식 정보를 찾기 쉽지 않다. 이럴 때 SOS를 치면 된다. 바로 리사무소나 동사무소로. 해당 지역에 대해 가장 세밀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갖고 있는 곳이다. 민박부터 대중교통 이용, 동네 맛집까지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다. 휴양림 등을 끼고 있는 행정구역은 관광안내소 등을 별도로 운영하기도 한다.

4. 해설사와 함께
생태여행 방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해설사를 적극 활용하자. 해설사들은 생태여행으로 가는 지름길을 안내해준다. 숲 탐방부터 공동체 문화에 대한 설명까지, 해당 지역에 대해서만은 어떤 박사님보다 알찬 정보를 갖고 있다. 헤매기 싫다면 해설사와 함께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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