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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의 마지막 도전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임박한 대통령 출마 선언, 안철수·문재인 우회 비판하며 차별화 시작한 그의 장단점
등록 2012-05-16 21:08 수정 2020-05-03 04:26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대선주자로서 자신의 파괴력을 입증할 수 있을까. 지난 5월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정치개혁모임 조찬간담회에 참석한 김 지사(가운데)가 좌석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겨레> 이정우 기자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대선주자로서 자신의 파괴력을 입증할 수 있을까. 지난 5월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정치개혁모임 조찬간담회에 참석한 김 지사(가운데)가 좌석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겨레> 이정우 기자

대선 정국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친노’ 주자로 김두관 경남도지사를 꼽는 이가 적지 않다. 영남에 지지 기반을 둔 야권 주자라는 점과 이장과 군수를 거쳐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과 도지사를 지낸 입지전적인 삶이 강점인 ‘저평가 우량주’라는 게 대망론의 골자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좀처럼 부각되지 않는 존재감

우선 좀처럼 반등의 조짐을 보이지 않는 취약한 지지율이다. 김 지사는 여야 주자들의 다자 대결에서 1~2%대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 유력 주자들이 나눠갖고 있는 지분을 제외한, 15%대에 불과한 지지율을 두고 여야의 다른 잠룡들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친노 진영의 시선은 현재 문재인 고문 쪽으로 쏠려 있다. 반전을 위한 시간과 정치적 공간 모두가 부족한 상황이다.

‘존재감’에 대한 열망은 다른 야권 주자들에 대한 비판적 발언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 지사는 5월4일 국회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거머리가 득실대는 논에 맨발로 들어가서 모내기 한번 해본 적 없는 사람이 ‘내가 농사를 지었으면 잘 지었을 것’이라고 한다”며 “그런데도 그 사람이 유명하고 지지율이 높다는 이유로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그런 정치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안철수 원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지난 2월에는 “옛날 기준으로 보면 문재인은 대통령감이 아니다”라는 김 지사의 언론 인터뷰가 보도돼 파문이 일었다. 김 지사 쪽은 “대통령이 가져야 할 덕목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의미”라며 “앞뒤 맥락이 잘려 진의가 왜곡됐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그의 싱크탱크인 자치분권연구소 누리집은 연구소의 설립 취지인 ‘지방자치’와 ‘분권’에 관련된 정책적 논의보다는 ‘대선주자 김두관’의 비교우위와 다른 후보들의 약점을 비교하는 홍보성 자료로 도배돼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김두관 지사가 자신의 부족한 지지율을 만회하려고 다른 주자들을 향해 공세를 제기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면서도 “이런 모습은 본인의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도지사 사퇴가 역풍될 수도

현직 도지사라는 사실도 ‘양날의 칼’이다. 김 지사 쪽은 이미 대선 출마와 함께 도지사에서 사퇴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혀왔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이후 민주당에 입당한 김두관 지사의 경우 역풍이 적지 않을 수 있다. 취약한 당내 기반도 약점이다.

김 지사는 예정된 도내 시·군·구 순회 일정이 마무리되는 6월 중순부터 7월 초 사이에 도지사직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서울 여의도에 캠프 사무실도 마련했다. 한 측근은 인터뷰에서 “도지사 임기 반환점을 하루 넘긴 7월1일 대선 도전을 공식 선언하고 지사직을 사퇴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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