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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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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천에 혁신을

시민사회·환경·노동 단체의 개혁적 인물에게 길 터야
등록 2009-05-29 17:54 수정 2020-05-03 04:25
광주항쟁 29돌을 맞아 호남의 정체성에 물음을 던졌던 761호 표지이야기를 읽고 세 정치인이 소감을 보내왔다. 편집자

5·18 29주년의 광주 하늘은 흐렸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기념식에서 “5·18 민주화운동은 민주주의 역사의 귀중한 자산이자 국가 발전의 동력”이라고 말했지만, 이 말의 진정성은 없었다. 이명박 정부 집권 1년 만에 1987년 6·29 선언 이전으로 후퇴한 민주주의가 그 증거다. 이렇게 후퇴한 민주주의를 막아야 할 책임은 당연히 광주에 있다. 그런 광주가 ‘대동’과 ‘민주’의 공동체 정신을 뒤로하고 갈등과 폭력으로 맞서 있다. 민주주의의 에너지는 소진되고 있다. 안팎으로 호남의 민주주의는 기로에 서 있다.

5·18 민중항쟁 29주년 다음날인 5월19일 김효석 뉴민주당비전위원회 위원장(맨 왼쪽)이 민주당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뉴민주당 선언 전체회의에서 뉴민주당 플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연합 김현태

5·18 민중항쟁 29주년 다음날인 5월19일 김효석 뉴민주당비전위원회 위원장(맨 왼쪽)이 민주당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뉴민주당 선언 전체회의에서 뉴민주당 플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연합 김현태

호남 지자체, 과연 개혁적이었나

정녕 ‘5월 광주’의 민주주의는 고갈된 것일까? 4·29 재·보궐 선거에서 광주·전남의 민주당 후보가 낙선한 것과 도청 별관 철거를 둘러싼 5·18 관련 단체들 사이의 갈등을 두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지금 광주 정신의 에너지 고갈은 5·18 당사자들과 민주당 등 우리 사회의 지도층 인사에게 한정된 것으로 봐야 한다.

광주의 내적 에너지의 고갈 중심에는 민주당이 자리하고 있다. 위대한 광주의 민주를 자양분으로 먹고 자란 민주당은 이곳 광주에서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 민주당은 변화해야 한다. 철저하게 바뀌어야 한다. 가깝게는 광주 서구와 전남 장흥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한 것을 거울 삼아 개혁 공천과 생활정치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민주와 개혁의 본산인 호남에서 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과연 개혁적 색채를 보여왔는지를 되돌아봐야 한다. 지방자치의 모범을 세워야 한다.

민주당이 국회에서 정부·여당의 독선과 독주, 민주주의 후퇴를 외치며 싸우고 있을 때, 정작 민주당의 뿌리인 호남에서는 민주당 출신 단체장의 일방통행식 독선 정치가 횡행하고 있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대다수를 차지한 지방의회는 이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비민주적 관행이 일반화돼왔다. 이제 호남의 자치단체와 지방의회는 달라져야 한다. 지방의원들의 공천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꿔 시민사회·환경·노동 단체의 개혁적 인물들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을 터야 한다.

혁신이 필요하다. 호남 정치의 혁신이 전제될 때 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고, 수권을 위한 전국정당화의 단초가 만들어질 수 있다.

‘탈호남을 통한 전국정당화!’ 이를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이는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이 아니다. 민주당의 전국정당화는 평화개혁 세력의 본산인 호남을 기초로 하고 전통적 지지 세력의 복원과 서민 중산층의 지지세 확장으로만 가능하다. 탈호남을 이야기하는 이들은 지역성에 기대려는 다른 의도가 있다.

뉴민주당 플랜을 지켜봐달라

민주당은 수권 정당으로의 길을 ‘뉴민주당 플랜’에 담았다. 2006년 5·31 지방선거,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의 패배를 겪으면서 우리 국민들은 민주당에 다시 태어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한 화답이 뉴민주당 플랜이다. 뉴민주당 플랜은 서민 중산층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실천 계획이어야 한다.

호남은 평화·민주·개혁 세력의 총본산이라고 한다. 그 출발이 5월이었고, 5월 정신이 이 시대를 관통할 때 그 충만한 내부의 에너지를 동력 삼아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살려냈었다. 민주당은 정제된 5월 정신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뉴민주당 플랜을 지켜봐달라고 요청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강기정 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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