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체제가 출범한 지 석 달이 넘게 지났지만 민주당은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0% 중반에 머물러 있던 정당 지지율은 10월 들어 오히려 더 떨어졌다. 공안정국 조성과 언론탄압 등 이명박 대통령의 독주를 효과적으로 견제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전병헌 의원이 정세균 리더십 비판론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10월15일 국회에서 만난 전 의원은 “전당대회를 치른 지 고작 석 달 남짓 지났다”며 “이제야 비로소 당의 체계와 질서가 잡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제730호 ‘정세균 리더십 석 달 만에 비틀’ 기사에 대한 반론 성격도 담고 있다. 은 이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재반론도 적극 소개할 예정이다.
=과거에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양당 구도였는데, 지금은 한나라당 안에 박근혜 그룹이라는 여당 속 야당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실망한 지지층이 곧바로 한나라당을 이탈하지 않는다. 여기에 지난 촛불정국에서 당시 민주당 지도부가 장외 투쟁에 매달리면서 책임 있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국회 개원만큼은 법정 시일 내에 했어야 하는데, 그런 병행 투쟁을 주장하면 마치 온건주의자나 사이비 우파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분위기가 (당내에) 있었다. 제도권 정치를 하겠다고 들어온 사람들이 극단적 강경 노선만을 고집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현 지도부의 책임은?=그동안 현 지도부가 내부의 흐트러진 전열을 정비하는 데 2~3개월을 쏟다 보니 새 지도부 출범이라는 역동성을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했다. 아직 정책 어젠다 선점도 취약하다. 외부에서도 아직 우리가 여당의 마인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야당 정책은 좀더 과감하고 선제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세균 체제가 이명박 정부 독주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는데.=외부에서는 그런 비판을 할 수 있다. 다만 당내에서 그러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가뜩이나 의석수도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보다 현저히 적은데, 그런 비판을 일삼는 것은 당의 리더십에 상처를 내려는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정말 청산돼야 한다. 정 대표 체제는 이제 고작 3개월 남짓 됐는데, 아직은 때 이르고 무책임한 비난이라고 본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다는 것인데, 주목도를 높이려면 오히려 노선투쟁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열린우리당이 선명성 경쟁과 내부 갈등으로 자멸하는 수순으로 갔는데, 그런 전철을 다시 밟자는 것은 역사적 경험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행태다. 게다가 최근 민주주의의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그것도 81석밖에 안 되는 정당이 당력을 집중하지 못하고 내부에서 선명성 경쟁을 벌인다는 것은 자멸 행위다.
-현재 민주당 역량을 감안할 때 거여 견제와 대안 제시 둘 다 욕심낼 수는 없지 않나.=지난번 이명박 대통령과 정세균 대표의 회담 결과에 대해 당내에서는 할 소리를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사실 회담은 사전에 협의된 대로 깔끔하고 만족스럽게 끝났다. 그래서 대변인 발표만으로 결과를 전달했는데, 이 과정에서 회담 안팎의 분위기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 만약 정 대표가 직접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면 야당 대표답지 않았다는 오해는 상당 부분 풀렸을 것이다. 물론 그랬더라도 비난을 위한 비난은 일부 있었겠지만.
글 최성진 기자 csj@hani.co.kr·사진 류우종 기자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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