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국정 지지도 상승세의 원인…‘경제 올인’과 ‘실용주의’에 40대도 호감
▣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요즘 정말 일하는 맛이 난다. 노무현 대통령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게 확실하다. 참여정부의 노력이 이제 본격적인 수확기에 접어든 느낌이다.”
청와대의 한 핵심 인사는 최근 자체 여론조사 결과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40%를 넘어섰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지난해 12월 이후 세달째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던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지난 2월17일 38.5%로 올랐고, 국회시정 연설 직후인 2월25일 드디어 44.3%로 40%대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21일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위헌 판결 이후 20% 초반대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3개월 만에 20% 정도 상승한 것이다.
분권형 국정운영 안정적 궤도
노 대통령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은 청와대만의 주장이 아니다. 여론 동향을 주기적으로 조사·분석해온 한국사회여론연구소(소장 김헌태)는 지난 3월5일 ‘참여정부 2년 국정운영지지도 집중분석’을 통해 “2004년 12월부터 2005년 2월 사이에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상승 국면으로 돌아섰다”고 결론지었다. 2004년 11월27일 21.8%로 참여정부 출범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던 지지도가 12월9일 26.2%로 반전했고, 이후 28.0%(2005년 1월11일), 30.7%(1월26일)로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2월14~15일 <한겨레> 조사와 3월2일 <한겨레21>의 조사에서도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각각 37.6%와 37.3%로 나타나, 40%를 약간 밑도는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여권 안에서조차 “더 떨어질 것도 없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터졌던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렇게 상승 국면에 접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한귀영 연구실장은 “분권형 국정운영이 안정적 궤도에 오르고,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 변화가 상승세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취임 이후 정치·사회적 논쟁의 중심에서 끊임없이 논란을 촉발했던 노 대통령이 분권형 국정운영 시행 이후 쟁점 현안에서 한 발짝씩 물러서는 대신 통합의 정치, 경제 올인, 이라크에 주둔 중인 자이툰 부대 방문 등 국가 최고지도자로서의 ‘안정감 있는 행보’를 부각시키면서 긍정 여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대북송금 특검, 대미 굴욕외고 파문, ‘대통령 못해먹겠다’ 발언 등으로 대표되는 ‘이슈갈등 중심의 노선 대립기’(2003년 취임 이후~2003년 10월) △측근 비리 및 대선자금 파동으로 촉발된 ‘재신임 및 탄핵 정국’(2003년 11월~2004년 5월) △경제위기 논쟁, 국가보안법 폐지와 과거사 청산 논쟁이 치열했던 ‘경제불안 및 이념대립 국면’(2004년 6~11월)을 거치면서 계속 국민의 지지를 잃었다. 2004년 3월12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일시적인 반등으로 열린우리당이 4·15에서 승리했지만, 지속적인 상승세로 이어가지는 못했다.
경제 회복 전망 나오며 가속도
오히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백지화 파동, 김선일씨 피살 사건, 경제위기 논쟁 등을 겪으면서 ‘과반 여당 무능론’이 확산되면서 지난해 11월에는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선인 20% 초반대로 떨어졌다.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 관계자들도 이런 분석에 동의한다.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노 대통령이 자이툰 부대를 전격 방문한 이후 상승하기 시작한 지지율이 ‘경제 올인’을 선언한 신년사, 국회 시정연설 등을 거치면서 상승세를 굳혔고, 경제 회복 전망이 나오면서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이제 대통령으로서 ‘필요조건’이 충족됐다고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잦은 말실수, 대결주의적 행보에 대해 “대통령감으로 부족하다”고 비판하던 국민들이 이제 국가 최고지도자로 인정하고 기대감을 표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 경제·민생 문제가 악화되면서 참여정부에 가장 비판적인 세력으로 변했던 40대가 노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회복하고 있는 것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 결과 지난해 11월23일 40대는 19.5%만이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지난 2002년 대선과 지난해 4·15 총선에서 50대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40대가 완전히 돌아섰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1월26일 조사에서 40대의 지지율은 24.8%로 상승했고, 최근까지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귀영 연구실장은 “노 대통령의 ‘경제 올인’과 ‘실용주의’ 국정운영 전환 이후 합리적 보수, 안정 지향 성향이 강한 40대가 노 대통령에게 다시 기대를 갖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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