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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04-07-23 00:00 수정 2020-05-03 04:23

언론보도에서 사라져버린 민주당… 당사 이전 · 당직자 구조조정하고 매주 정책 세미나 열어

▣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민주당은 어디에서 뭘 할까? 민주당은 원내 9석의 제4당으로 쪼그라들면서 언론보도에서 아예 사라져 존재도 알기 어려운 상태다.

민주당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7-13 중앙빌딩 7층에 새 당사를 마련했다. 국회 앞 옛 한나라당사 바로 옆 건물이며, 옛 민주당사인 기산빌딩 맞은편 100m쯤에 자리잡았다. 건물 7층의 일부인 260평(실평수 160평)을 보증금 8천만원, 월세 1500만원에 임대했다. 대표실, 사무총장실, 기자실 외에 사무처 당직자 전원이 함께 근무하는 방 하나가 당사 공간의 전부이다.

옛 민주당사는 10개층을 월세 2억9천만원에 쓰다, 2002년 12월부터 임대료가 밀려 52억원의 빚을 진 상태였다. 보증금 15억원을 제하고도 37억원이 남은 것을 이정일 사무총장이 건물주와 ‘적정한’ 가격에 청산하고 몸을 빼왔다고 한다.

“당직자 나이로 자르자”

민주당은 7월12일에 사무처 유급당직자 23명을 발령내는 등 당직자 구조조정을 완료했다. 민주당의 상근 당직자는 2002년 대선 때 선거대책위원회 인력을 포함해 최대 450명에 달했다. 그것이 대선 뒤 청와대 근무, 공기업 취업, 본업 복귀등에 따라 280명으로 줄었으며, 지난해 분당 과정에서 절반이 열린우리당으로 옮겨 6·5 재보선 전후의 민주당 당직자는 140여명이었다.

140명을 23명으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눈물지은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이정일 사무총장은 “누구를 쓰고 누구를 자르겠느냐. 능력은 오십보 백보다. 젊은 정당을 만들기 위해 나이로 자르자”고 했다. 그 결과 팀장급 4명을 제외한 전원이 35살 이하로 선발됐다. 팀장급도 심기준 조직팀장이 41살로 최고령이다. 35살 기준에는 ‘젊은 게 좋다’는 점과 ‘돈이 적게 든다’는 고려도 함께 작용한 듯했다.

민주당은 청원연수원 매각 대금과 차입금 따위를 합쳐 기존 인력 140명의 퇴직금 22억원을 7월10일에 지불했다. 계속 일할 사람도 퇴직한 뒤 재취업하는 것으로 했다. 한화갑 대표는 눈물을 글썽이며 “당세를 키워 다시 부르겠다”며 떠나는 식구들을 달랬다고 한다.

민주당은 매주 한 차례 정책 세미나를 일상활동의 축으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한반도 군축 △벤처산업의 미래 등을 다뤘다. 7월20일에는 임동원 전 국정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중 성과와 한반도 미래’를 주제로 발표한다.

그러나 언론이 거의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민주당의 존재를 알긴 어렵다. 텔레비전 토론에도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노동당(10석)까지만 초대된다.

“언론에 조급하게 매달리지 않는다”

민주당에는 출입기자가 한때 200여명에 이르다가 요즘은 인터넷 매체 소속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철수한 상태다. 민주당 담당기자가 대개 민주노동당을 함께 담당하는데, 그들은 민주노동당 기자실에 상주한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언론사에 “우리도 토론에 초청해달라”거나 “출입기자를 상주시켜달라”고 요청하진 않고 있다. 한 대표는 “조급하게 매달린다고 될 일이 아니다. 기다리자”고 말한다.

정책적 정체성이 어중간하다는 문제점은 여전한 상태다. 장전형 대변인은 “행정수도 이전은 대선 공약이기 때문에 반대할 수 없다. 다만 공약 범위를 벗어날 경우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7월19일에 무급 고위당직자로 유종필 홍보위원장(전 노무현 대선후보 공보특보), 김종배 조직위원장(전 국회의원), 황주홍 정책연구소장(건국대 교수) 등을 인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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