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 지금은 남북경협시대 5회]
임을출 기자 chul@hani.co.kr
[인터뷰 | 박재규 경남대 총장 · 전 통일부 장관]
“한-러 수교가 이뤄지기 전에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헌신했듯이,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러시아 극동지역을 활용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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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극동지역의 주요 인사들은 박재규 경남대 총장에게 이런 주문들을 스스럼없이 한다. 사실 박 총장만큼 러시아 극동지역에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는 인물도 드물다. ‘영원한 프리랜서 통일부 장관’을 자임하는 그는 남들이 엄두도 내지 못하던 1989년에 러시아 극동지역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안기부 인사들에게 ‘특별교육’을 받은 뒤에야 방문할 수 있었던 러시아 극동지역은 매서운 날씨만큼이나 살벌한 냉전의 현장이었다. 지금은 비행기 직항거리로 불과 2시간이 채 안 걸리는 블라디보스토크지만 당시에는 바로 가는 비행기가 없어 모스크바를 거쳐 돌고 돌아 동쪽 끝에 닿을 수 있었다.
그가 이렇게 어렵게 러시아 극동지역까지 찾아간 이유는 공산주의 종주국인 옛 소련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북한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현지 관련 대학이나 연구소와의 학술교류가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학술교류 파트너를 찾고 있었던 셈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러시아 국립극동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대학 부설 극동문제연구소를 현지에 세울 수 있었다. 극동국립대학은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한국학대학이 단과대학으로 설립되어 러시아 내 한국학 연구를 이끌어갈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대학은 또 남북한 대학생들이 함께 기숙사를 쓰며 공부하는 곳이기도 하다.
“올 10월 동북아시아 지역 소재 60여개 대학 총장회의 준비차 블라디보스토크를 들렀다”는 그는 “러시아 극동지역, 특히 남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연해주는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는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를 실현하는 전략적 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핵 문제나 경제협력 등 러시아의 도움을 더 효과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유력인사와의 인맥 형성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일찌감치 러시아 극동지역의 무한한 잠재력에 주목한 그는 아들 박정민(33) 교수도 몇년 전부터 이곳에 보내 연구활동과 인맥 쌓기에 전념토록 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 극동지역의 최고 실세로 통하는 콘스탄틴 폴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의 한국 방문을 공식 초청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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