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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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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살아나자

등록 2004-12-30 00:00 수정 2020-05-03 04:23

▣ 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삐악삐악! ‘닭의 해’가 다가옵니다.

방금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입니다. 따뜻한 어미 품은 아니지만 인공부화기 속에서 무럭무럭 잘 자라다가, 드디어 제 힘으로 껍질을 깨고 세상에 나온 순간입니다. 아이가 인공부화기에 계란을 넣었을 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조금씩 금이 간 알이 밤새도록 흔들리면서 삐악거렸습니다. 생명의 탄생을 지켜보는 일은 황홀했습니다. 흔하디 흔한 계란이지만 그 속에 이런 생명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 갑작스레 놀라움으로 다가옵니다. 한참을 들여다보다 좁은 부화기 안의 까만 눈과 마주쳤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꿈틀거리는 모습은 아름다움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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