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 원각사 무료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이 4월20일 탑골공원 담장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다.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고 체온 측정과 소독을 거친 뒤 음식을 받을 수 있다.
감염병 확산을 막으려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서로를 염려하는 시민들의 생활양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또는 업무 속성상 거리를 둘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코로나19 확산 뒤 많은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았다. 서울 종로 탑골공원 주변에서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해온 원각사 무료급식소도 2월 말 서울시로부터 급식 중단을 요청받았다. 그렇지만 이 급식소의 자광명 소장은 바이러스가 두려워 굶고 살 순 없다며 급식을 계속했다. 대신 마스크를 나눠주고 체온 측정과 소독을 한 뒤, 식판에 담아주던 음식을 주먹밥으로 바꿔 배식했다. 대부분 급식소가 문을 닫아 탑골공원 급식 행렬은 더 길어졌다.
출퇴근길 시민들은 서로 어깨를 부딪히며 전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판매직 노동자도 하루 내내 고객과 밀접하게 만난다. 감염병 역사를 보면, 사회경제적 약자라는 이유로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건 비단 ‘코로나 시대’만의 특징은 아니었다. 마스크·장갑보다 질기고 두터운 공감과 배려로 이웃과 나를 함께 지켜야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출근시간 전철 안은 여전히 비좁다.

무료급식소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자원봉사자들. 코로나19 확산 뒤 식판 배식 대신 주먹밥으로 바꿨다.

한 대형마트 판매직 노동자들이 고객이 구매한 상품을 계산하고 있다.
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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