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을 가로지른 28m 길이의 ‘희망의 다리’가 서로 총구를 겨눴던 한국과 베트남 사람의 마음도 이을 수 있을까?
베트남 최남단 까마우성(‘성’은 우리나라의 ‘도’에 해당) 까이늑현 떤따오리에 아홉 번째 ‘희망의 다리’가 놓인 5월29일, 주민들은 한국에서 온 ‘평화3000’ 박창일 신부(운영위원장)와 일행을 위해 다리에 올라 환호성을 지르고 술과 음식을 내 잔치를 열었다.
까이늑현은 바닷물을 끌어들인 새우 양식이 실패한 곳이다. 업자들은 떠났고, 소금기가 밴 땅에선 벼가 자라지 않았다. 버려진 땅으로 극빈층 가구가 스며들어 살고 있지만, 바닷물을 끌어들이던 물길과 수백 개의 하천이 땅을 갈라놓았다. 사람들의 이동이 어려웠다. 가방을 멘 아이들은 아침마다 스티로폼 뗏목을 타고 하천을 건너다닌다. 주민들은 매일 기우뚱거리며 외줄 타듯 ‘원숭이다리’를 건너야 이웃에게 갈 수 있다.
고엽제 피해로 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과 함께 사는 응우옌티화 할머니는 벽돌로 된 10평 크기의 ‘사랑의 집’에 입주했다. 나무기둥에 물야자수 잎사귀를 엮어 만든 집에서 비바람을 걱정하며 살던 응우옌 할머니는 “몸이 아픈 내 아이가 죽을 때까지 돌봐줘야 한다. 가난해서 이런 집에 사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사랑의 집’은 베트남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받은 땅에 국내 후원자들이 기부한 돈으로 짓고 있다. 석 달여 공사에 100여만원이 드는 ‘사랑의 집’이 197채째다.
기부 문의는 사단법인 평화3000(02-723-9475. peace3000.net).
까이늑(베트남)=사진ㆍ글 김진수 기자 jsk@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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