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찬 서리가 내린다는 10월8일 한로(寒露)가 지나면 농촌에선 더 추워지기 전에 끝내야 할 수확으로 막바지 일손이 분주해진다. 도시라 해서 사정이 크게 다르진 않아 절기 없이 매일의 일상이 바쁘긴 마찬가지다. 그래도 1년 중 가장 깊은 가을이다. 들녘 혹은 거리 골목 여기저기서 연분홍 코스모스는 연신 하늘거리고, 달빛을 받은 흰색의 구절초는 한창 흐드러질 때다. 앞으로 국화는 그 색이 더욱 샛노래질 테며, 울긋불긋 단풍은 색이 더 깊어질 테고, 추강(秋江) 미꾸라지는 누렇게 살이 올라 그 맛이 가장 맛있게 차오를 것이다. 이대로 보내기엔 아까운 가을, 금세 다 가기 전에 잠시 일손을 놓고 산으로, 들로, 마당으로, 거리로 나가봄이 어떠할까?
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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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9일 한겨레 그림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