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판인쇄공인 김진수(59)씨가 한장 한장 종이를 맞춰 넣은 활판인쇄기에서 인쇄물이 나오고 있다.
한 30여 년 전까진 한자 한자 글자를 골라 한장 한장 꾹꾹 눌러 찍는 활판인쇄소가 성행했다. 당시 책들은 다 그렇게 만들어졌으니 어느 집 낡은 책장에서 활판 인쇄된 책 한두 권쯤 먼지를 쓴 채 발견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지금 활판인쇄소는 전국에 딱 한 곳,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에 위치한 ‘출판도시활판공방’만이 남아 있다. 대표 박한수(45)씨가 10여 년간 전국을 돌며 초야에 묻혀 있던 주조공·문선공을 찾아내고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모으면서 문을 열게 되었다. 이곳에선 작가의 원고가 들어오면 300~400℃의 납물로 한 자씩 활자를 만드는 주조, 원고를 보고 한자 한자 들어갈 글자를 고르는 문선, 인쇄할 종이에 맞춰 판을 짠 뒤 그 판에 활자를 넣는 조판 과정을 거쳐 인쇄기에 활자판을 올리고 한지에 인쇄를 한다. 요즘은 현대 시인 100명을 골라 100권의 시집을 출간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총 40권을 만들었다. 과정마다 사람의 손을 거치다보니 한 권당 2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렇게 나온 책은 500년 이상 보존할 수 있다고 한다. 시간당 2만 장씩 찍어낸다는 컴퓨터 인쇄니 종이도 필요 없는 전자책이니 하는 시대지만 도톨도톨한 종이 질감을 만져가며 느릿하게 읽는 책 한 권의 여유가 왠지 절실해진다.
인쇄를 하기 위해 활자판에 양각된 부분에 잉크가 묻고 종이를 눌러 찍게 돼 있다.
인쇄를 하다 들뜨는 글씨의 자리를 다시 잡아준다.
활판공방을 찾은 학생들이 수많은 활자 사이에서 자신의 이름을 찾고 있다.
활자 주조공 정흥택(74)씨가 58년간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쇄한 활자는 다시 활자 주조기로 녹여져 새로운 글자가 만들어진다.
활자로 인쇄한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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