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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경세계문화축전 일환으로
1200년 만에 일반 공개된 해인사 마애불입상
등록 2013-09-06 14:46 수정 2020-05-03 04:27
사진가들이 ‘2013년 대장경세계문화축전’ 조직위원회가 9월 개막을 앞두고 일반 공개에 앞서 선보인 해인사 마애불입상(보물 222호)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가들이 ‘2013년 대장경세계문화축전’ 조직위원회가 9월 개막을 앞두고 일반 공개에 앞서 선보인 해인사 마애불입상(보물 222호)을 촬영하고 있다.

해인사 장경판전에 보관된 팔만대장경. 이 대장경은 1236년(고종 23)에 제작을 시작해 1251년(고종 38)에 완성한 고려본 대장경인데, 장판 8만1350장이 소장돼 있다.

해인사 장경판전에 보관된 팔만대장경. 이 대장경은 1236년(고종 23)에 제작을 시작해 1251년(고종 38)에 완성한 고려본 대장경인데, 장판 8만1350장이 소장돼 있다.

가야산 해발 1천m에 있는 해인사 마애불입상으로 가는 선승들의 기도길.

가야산 해발 1천m에 있는 해인사 마애불입상으로 가는 선승들의 기도길.

해인사 장경판전. 자연의 원리를 이용해 햇빛과 온도, 습도, 환기를 조절하는 과학적인 구조로 만들어진 수다라장과 법보전에 팔만대장경이 보관돼 있다.

해인사 장경판전. 자연의 원리를 이용해 햇빛과 온도, 습도, 환기를 조절하는 과학적인 구조로 만들어진 수다라장과 법보전에 팔만대장경이 보관돼 있다.

해인사의 출입문인 봉황문에 ‘해인총림(海印叢林)’이라는 글씨가 걸려 있다.

해인사의 출입문인 봉황문에 ‘해인총림(海印叢林)’이라는 글씨가 걸려 있다.

일주문을 지나 해인사로 가는 길 옆에 있는 안성금 작가의 설치조각 작품 <부처의 소리>. 부처상을 반쪽으로 나눠 그 사이에 관람객이 앉을 수 있게 하여 스스로 부처가 될 수 있음을 표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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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을 지나 해인사로 가는 길 옆에 있는 안성금 작가의 설치조각 작품 <부처의 소리>. 부처상을 반쪽으로 나눠 그 사이에 관람객이 앉을 수 있게 하여 스스로 부처가 될 수 있음을 표현한 작품이다.  

삼라만상의 번뇌를 품은 듯 짙은 녹음이 펼쳐진 해발 1430m의 가야산 깊은 계곡 1천m에 자리한 해인사 마애불입상이 중생의 번뇌와 망상을 굽어보듯 우뚝 서 있다. 돋을새김으로 만든 높이 7.5m의 마애불입상은 1200년 전 통일신라시대 문화유산으로 보물 222호로 지정돼 있다. 미소가 없는 풍만한 사각형 얼굴에 날카로운 눈초리, 두꺼운 입술, 턱 주름 등이 표현돼 있는 온화한 상호(相好)를 지닌 절품으로 영험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왔다.

9월27일~11월10일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열리는 ‘2013년 대장경세계문화축전’ 조직위원회는 지난 1200년간 출입이 통제돼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해인사 마애불입상과 선승들의 기도길을 ‘2013 대장경축전’ 기간에 특별히 공개하기로 하고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대장경세계문화축전 조직위원회가 축전 기간에 일반 공개를 위해 탐방로와 나무다리 등을 설치하려고 문화재 현상 변경을 신청했으나 문화재청은 이를 불허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재 주변의 자연환경이 현저하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장경세계문화축전 조직위원회는 8월 초 다시 폭 2.3~5.5m, 길이 7.8m, 높이 3.1~1.1m의 관람대를 설치해 자연환경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일반인들이 마애불입상을 관람할 수 있게 해달라고 문화재청에 재신청을 했다. 문화재청이 “관계 전문가인 위원들의 논의를 거쳐 가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그 결과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해인사 마애불입상이 별다른 보호장치 없이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길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문화유산이 훼손되는 것도 안타깝지만 이 때문에 오랫동안 못 보던 문화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부처님의 혜안 같은 지혜가 필요하다.

가야산(경남 합천)=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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