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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잡이 어부는 한숨 짓네

영산강에서 대를 이어 30여년 장어를 잡아온 편성식씨…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 파헤쳐 수확량이 반 이상 줄어”
등록 2011-10-18 17:33 수정 2020-05-03 04:26
이른 아침 물안개가 핀 영산강에서 편성식씨가 쪽배를 타고 그물을 걷어올리고 있다.

이른 아침 물안개가 핀 영산강에서 편성식씨가 쪽배를 타고 그물을 걷어올리고 있다.



전남 나주시 다시면 가운리(구진포)에는 영산강을 생명줄로 여기고 28살부터 아버지의 대를 이어 장어 잡는 어부로 살아온 편성식(62)씨가 있다. 1981년 영산강 하구에 둑이 생겨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자 장어 수는 차츰 줄어들었다. 여기에 4대강 사업으로 강을 파헤쳐 더욱 힘들어졌어도 앞으로는 좋아질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영산강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요즘 4대강 사업 때문에 강바닥을 엎어놓는 바람에 수확량이 그전보다 반 이상 줄었다. 앞으로 4대강 공사가 끝나더라도 5년은 고기잡이가 힘들 것 같아”라고 한다. 자연산 장어는 양식 장어에 비해 가격이 3배는 높다. 하루 3kg 정도 잡는 자연산 장어는 단골들이 있어 바로 나가고 수입도 좋은 편이다. “장어 잡는 일이 힘들기는 하지만 18년 전 식당을 지으며 진 빚도 다 갚고 아이들도 다 키웠으니 나에게는 고마운 장어지”라고 한다. 일이 힘들어 몇 번을 떠나려 했지만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렇게 영산강은 아직도 살아 숨 쉬고 있다.
구진포(전남 나주)=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4대강 공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영산강 구진포 앞에서 장어를 잡기 위한 정치망을 확인하고 있다.

4대강 공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영산강 구진포 앞에서 장어를 잡기 위한 정치망을 확인하고 있다.

새벽녘 3시간의 노동 끝에 장어 한 마리를 잡았다.

새벽녘 3시간의 노동 끝에 장어 한 마리를 잡았다.

그물이 쳐진 곳으로 배를 몰고 있다.

그물이 쳐진 곳으로 배를 몰고 있다.

손님에게 팔 장어를 고르고 있다.

손님에게 팔 장어를 고르고 있다.

며칠을 일해 잡아놓은 자연산 장어들.

며칠을 일해 잡아놓은 자연산 장어들.

편성식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손님에게 줄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편성식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손님에게 줄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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