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지났다. 공사 중이던 생가가 완성됐고, 추모의 집이 새롭게 문을 열어 생전에 쓰던 유품과 사진 등이 전시되고 있다. 화장실과 안내소 등 편의시설과 식당도 다소 늘었고 음료와 잡화를 파는 노점도 생겼다.
5월21일, 공식 추도식을 이틀이나 앞뒀지만 휴일이어서인지 이른 아침부터 참배객의 발길이 이어지더니 이내 마을 앞은 차량과 사람으로 북적인다. 참배객들은 새로 문을 연 곳을 둘러보기도 하고 묘소 입구에 국화를 올려놓으며 절도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에 섰던 부엉이바위를 올려다보며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그늘진 곳이든, 음식점이든, 길거리 벤치든 그를 둘러싼 이야기가 한창이다.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가 그를 향한 그리움으로 아우성친다. 소신과 배치되는 것에 타협하지 않아 붙여진 ‘바보’라는 별명이 적힌 깃발이 바보처럼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펄럭인다. 마을 입구 노사모 사무국에서 살아생전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나온다. 1980년대 청문회에서 서슬 퍼런 권력을 향해 청년 노무현이 일침을 놓는다. 일부 참배객이 눈물을 흘린다. 대형 걸개그림에 그려진 그의 미소가 그들을 내려다본다.
5월23일 일반 참배객에게 공개될 묘역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시민들의 염원과 바람을 담은 박석을 밟고 가다 보면 너럭바위로 봉분을 만든 조촐한 그의 묘가 나온다. 그리고 바위 아래 철판에는 평소 생각하던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생각이 적혀 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적 힘입니다.” 그는 세상에 없고 그가 남긴 말은 살아서 우리 가슴속에 맴돈다.
김해=사진·글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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