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뚝딱” 돌 깨는 소리가 계곡을 휘감아 들려온다. 강가 주변 움막집의 굴뚝에서 힘겹게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니 저녁밥을 짓는 모양이다. 이곳은 눈의 신이 살고 있다는 히말라야 계곡 마하데브강 둔치의 바그마띠존다딩질라 마을이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서북쪽으로 자동차로 3시간가량 떨어진 빈민촌이다.
의사가 되는 게 꿈이라는 루빠(11·오른쪽)가 오빠 어르준(13)과 함께 한낮의 햇볕을 피해 천막 아래서 돌을 깨고 있다.
이곳에 사는 이들은 네팔에서도 손꼽히는 가난한 사람들이다. 어른과 아이들이 해도 뜨지 않은 새벽 5시부터 해가 떨어져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돌 깨는 일을 하면서 생계를 해결한다. 이들은 얕은 강바닥에서 담아온 작은 바위와 돌들을 망치로 두들겨 잘게 쪼갠다. 그것을 건축자재 상인들이 사서 트럭에 싣고 간다. 한 가족이 한 달 동안 손이 부르트도록 돌을 쪼개면 우리나라 돈 7만5천원 정도를 벌어들인다. 이 정도의 수입은 필요한 생활비의 절반이다. 나머지는 빚이다. 그래서 그들의 삶은 빚에 쪼들려 가난하고도 가난하다.
마하데브강 둔치에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7살부터 돌을 깬 루빠(11)라는 여자아이는 의사가 되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대학에 진학한 아이는 아직 한 명도 없다. 국어 선생님을 맡아 아이들을 가르치는 산우가지 알레(30)는 “우리 학교 전체 학생 832명 중 300여 명이 돌 깨는 일을 하는 가정의 아이들”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그나마 한국을 비롯한 각국 구호단체의 도움으로 학교에는 다니고 있다. 그러나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면 하루 종일 땡볕에 앉아 돌을 깨야 한다. 한국기아대책기구 소속 기아봉사단원 그리스나(33)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쪼갤 돌이 없어지더라도 한곳에 정착해 아이들이 꾸준히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수도·전기·화장실 같은 시설”이라며 “이것이 그들의 꿈과 희망”이라고 말한다.
한 여성이 돌을 옮기고 있다. 길을 가로질러 가는 모습이 고단하고 처연해 보인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방과후 이 학원 저 학원을 전전하는 것도 아름답지 않지만 수돗물도 화장실도 없는 곳에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돌을 깨며 살아가는 네팔의 아이들 모습도 아름답지 않다. 그들을 돕는 일은 물질적으로 큰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기아대책기구, 굿네이버스, 월드비전, 다일공동체 등 구호단체들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의 아이는 맨발로 날카롭게 깨진 돌 위를 돌아다닌다.
엄마는 가득 진 돌이 힘겹기만 하고 아이들은 낯선 외부인이 신기하다.
바그마띠존다딩질라(네팔)=사진·글 김봉규 기자 한겨레 사진부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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