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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날아올라라, 다음엔 좀더 높게

등록 2007-06-22 00:00 수정 2020-05-03 04:25

멸종 위기에 처한 천연기념물 황새를 복원해 제한적으로 자연 방사 하는 날

▣ 청원= 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t@hani.co.kr
▣ 사진= 황새복원연구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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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에 처해 국제보호 조류로 지정된 천연기념물 199호 황새. 고고하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황새는 8·15 광복 때만 해도 흔했던 텃새다. 하지만 한국전쟁과 식량 증산을 위한 농약 살포, 밀렵으로 급격히 그 수가 줄었다. 우리나라의 마지막 황새는 1994년 서울대공원에서 죽었다.

충북 청원군 강내면 다락리 한국교원대 캠퍼스 내 황새복원센터에서는 황새들이 자연 방사될 날을 기다리며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아직은 그물로 뒤덮인 좁은 집 안에 갇혀 있지만, 웅덩이와 개울가, 물 고인 논바닥에서 미꾸라지를 찾고 개구리를 잡아먹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중에 건강 상태가 좋은 암수 한 쌍을 골라 6월15일 첫 방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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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자연 방사는 아니다. 문화재청과 환경부의 지원으로 청원군 미원면에 2천 평 정도의 방사장을 짓고 사람 키만 한 보호막을 쳤다. 날개의 균형이 맞지 않아 멀리 날지 못하도록 황새의 한쪽 날개깃을 30cm 잘랐다. 황새 한 마리가 서식하는 데 필요한 면적, 먹이의 종류와 양 등에 관한 자료를 얻기 위해서다.

황새복원센터 연구팀은 이번 방사장이 만들어진 청원군 미원면 주변으로 방사장도 넓히고 방사 황새 수도 늘려 ‘황새마을’로 만들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2012년쯤에는 보호막을 걷어 완전히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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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대 황새복원센터는 1996년 러시아 등지에서 황새를 들여와 복원사업을 벌여왔다. 2002년에는 세계 네 번째로 인공 부화에 성공했고, 이듬해 자연번식에 성공했다. 현재 복원센터의 황새 사육장에는 44마리의 황새가 살고 있다. 제한된 수준의 방사지만, 황새가 우리나라 자연에서 모습을 감춘 지 36년 만에 자연으로 돌아간 것이다. 앞으로 주변의 논이나 연못에서 황새의 고고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볼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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