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헌법 수호 외치는 일본인들이 나눔의 집 할머니들과 함께한 노래
▣ 광주=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들의 쉼터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이 4월29일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20대의 여대생부터 80대의 2차대전 일본군 참전용사까지 다양한 이력을 가진 일본인들이었다. 평화조항으로 불리는 일본 헌법 제9조를 수호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일본인 90여 명과 아시아역사연대, W-CARP 등 국내 비정부기구(NGO) 회원 100여 명이 나눔의 집에서 ‘제2회 일본 평화헌법 9조 수호 및 한-일 평화와 우정을 위한 콘서트’를 연 것이다.

일본인 가수이자 평화운동가인 기타가와 데쓰를 비롯한 일본인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박옥선(83) 할머니로부터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증언을 듣고 위안부 역사관을 견학한 뒤 오후에는 음악 공연을 벌였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나눔의 집을 방문한 기타가와는 할머니들에게 바치는 과 등의 노래를 불렀다. 한국 쪽에선 가수 손병휘씨와 창작21작가회 문창길 대표 등이 노래와 시를 들려줬다. 일부 일본인 참가자들은 박 할머니로부터 중국에서 겪은 혹독한 위안부 생활에 대한 증언을 듣던 중 울음을 터뜨렸으며, 공연 막바지엔 할머니들을 껴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참가자 가운데 태평양전쟁 때 중국에서 일본군으로 복무했다는 후루야 다케시(89)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부대에서 위안소를 운영했고, 부대가 이동할 때에는 차량에 태워 함께 데려갔다”며 “위안부는 강제로 끌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에 사과 요구를 하는 데 대해 “강제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사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참가자 중 유일한 대학생인 나카자와 아즈사(24)는 “미래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평화로운 일본, 아시아를 만들기 위해 전쟁 책임을 반성하는 것과 한국과 진정한 신뢰 관계와 연대를 만드는 것, 그리고 한국인과 하나가 되어 헌법 9조를 지켜내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나눔의 집 방문을 마친 그들은 서대문 형무소도 둘러봤다.
올해로 시행 60년을 맞는 일본 헌법은 교전 및 전투력 보유를 금하는 9조 조항으로 인해 평화헌법으로 불려왔는데, 아베 신조 총리는 이 조항의 개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본인 참가자들은 나눔의 집에 남긴 글에서 “헌법 9조는 전쟁이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한 일본 국민의 약속이기도 하다”며 “이번 행사는 일본 정부가 침략 사실을 인정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전쟁 피해자에 대해 국가적으로 배상하라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으로, 새로운 한-일 평화연대를 향해 한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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