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리인민병원 준공식 취재차 방북길에 올라 맞이한 평양의 아침…서로를 보고도 진정으로 만나진 못한 채 이별해야 하는 아쉬움이여
▣ 평양=사진·글 강창광 기자 / 한겨레 사진부 chang@hani.co.kr
이내 태양이 떠오르자 평양은 그 속살을 드러낸다. 평양 시민들은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출근길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남쪽에서 지원해 평양 외곽에 지은 ‘장교리인민병원’ 준공식 취재차 11월 말 방북길에 오른 기자의 평양 첫날은 그렇게 다가왔다.
거리에 나서니 출근길 시민들 뒤편으로 ‘핵보유국’임을 강조하는 선전 간판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김일성 광장에는 이른 아침인데도 내년도 ‘아리랑축전’을 연습하는 학생들로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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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향산 안내원, 인민병원 의사, 중학교 학생, 분유공장 노동자, 병원 건설 노동자. 내 카메라 렌즈와 눈을 맞춘 북쪽 사람들이다. 끝내 마주보지 못한채 거리를 지나간 평양 시민들도 있었다. 수줍은 미소도, 굳은 얼굴도 사진에 남았다. 한 민족, 한 핏줄임도 느꼈고 나와는 너무 다르다는 이질감도 가졌다.
짧은 3박4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비행기에 오르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북쪽 안내원에게 빨리 다시 오고 싶다며, 이별의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심은 그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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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진한 아쉬움은 내가 만났던, 아니 보았던 북쪽 사람들과 몇 마디도 하지 못하고 남쪽으로 돌아와야 하는 현실이었다. 그들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나의 작은 바람은 손을 붙잡고 얼굴을 맞대며 밤새도록 얘기꽃을 피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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