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공사로 쓸리는 갯벌에서 마지막일지 모를 백합잡이를 하다
“하느님이 우덜한테 준 땅, 그냥 캐기만 하면 자손만대 먹고 사는데"
▣ 부안= 사진·글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전북 부안군 계화면 계화리 주민들은 이번 겨울이 남다르다. 설마했던 새만금의 마지막 물막이 공사가 법원의 명령에 의해 3월이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식 교육과 생계를 이어가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백합조개 채취도 올겨울을 끝으로 접어야 할지 모른다. 쌀시장 개방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도 없고 나이 많은 사람은 어디 취직하기도 쉽지 않은데, 한 달에 200만~300만원을 벌 수 있는 제일 행복한 직장이 폐쇄된다니 앞으로 무엇을 해서 먹고살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 백합조개로 두 아들 대학 공부 시켰어. 여긴 정말 좋은 곳이야. 하느님이 우덜한테 선물 준 거야, 선물. 씨를 뿌릴 필요가 있나, 농약 칠 일이 있나? 그냥 가서 캐기만 하면 자손만대 먹고살 건데….” 겨울이면 백합이 갯벌 깊숙이 박혀 있어 작업이 더 힘들다는 한 주민이 가뿐 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직도 매서운 갯바람을 맞으며 경운기에서 내린 어민들이 갯벌을 향해 연방 그레질을 한다. ‘딸깍’ 하는 맑은 소리에 허리를 굽혀 들어올린 것은 검은 껍데기에 만질만질한 백합조개. 새끼 백합조개도 뒤집어진 갯벌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1년 반 정도 자라면 어린아이 주먹만 해진다고 한다. 이 어린 조개는 성체가 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제 끝인가….’ 추적추적 비까지 내리는 갯벌 위로 불안감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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