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레슬러 김남훈(37)씨. 한겨레 윤운식 기자
프로레슬러, 미국 이종격투기대회(UFC) 해설가, 방송인, 강사, 온라인 마케터, 작가 등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김남훈(37)씨는 커다란 덩치만큼이나 푸근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얼마 전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농성을 하고 있는 서울 홍익대 본관 현장에 통닭 10마리를 배달시킨 것도, 지난해 10월 자신이 쓴 출판기념회에서 모인 돈을 철거에 맞서 싸우는 홍익대 앞 두리반 사람들에게 연탄값으로 전액 기부한 것도 모두 그의 따뜻한 마음에서 나온 행동이다.
“다른 뜻은 없고요. 그냥 부당한 처사에 내몰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당신들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도 남기고 싶었고요. 이번 일은 홍익대에서 청소하시는 분들의 한 끼 식대가 300원이라는데 그게 옳은가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겁니다. 취직? 노조? 모든 걸 떠나서 홍익대 총학생회도 그 문제부터 생각해보는 게 먼저입니다.”
새로 나온 전자기기는 남들보다 먼저 써보는 얼리어답터인 김씨는 트윗 세상에서 제법 이름이 알려진 파워트위터이기도 하다. 트윗에 사회적 문제에 대한 자신의 발언을 자주 올리자 일부 사람들은 그에게 ‘좌파 레슬러’란 딱지를 붙이기도 했다.
“좌파요? 내 성향은 오히려 보수·온건·우파가 맞는데 이상하게 요즘엔 자꾸 좌파라고 칭하네요. 그만큼 우리나라가 오른쪽으로 간 거 아닌가요?”
다양한 일을 하지만 그는 직접적으로 몸에 반응이 오는 프로레슬링 선수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주로 일본에서 경기를 하는 그는 영어·일어 등 3개국어를 구사하는 독특한 악당 캐릭터로 인기몰이에 성공했고, 지난해 10월엔 한국인 최초로 일본 인디 프로레슬링 단체인 DDT 제14대 익스트림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누구보다도 바쁘게 사는 그가 요즘의 20대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지금 20대들이 무기력하다고 말하지만 그들이 잘못한 것이 아닙니다. 사회가 무기력을 강요하고 그들은 거기에 너무나 잘 적응하면서 살 뿐이죠. 그러나 아무런 사고 없이 자기계발만 하는 사람은 결국 잉여인간밖에 되지 않아요. 어렵지만 한 손엔 영어책을 들고 다른 한 손엔 돌도 들 줄 아는 사람이라야 합니다. 자신의 고통만큼 남의 고통에도 눈 돌릴 줄 알아야 모든 구성원이 행복하고 그게 결국 나의 행복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미 7권의 책을 낸 김씨는 올해에도 다이어트와 스마트폰에 대한 책을 낼 예정이다. 그리고 강제철거 위기에 있는 두리반에서 프로레슬링 경기대회 개최를 기획하고 있다. 많은 일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그가 자신의 삶에 대해 얘기했다.
“저는 인생이 재밌습니다. 하는 일도 정말 좋아하고요. 그러나 재밌으려면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계속 도전하고 이루면서 사는 게 제 인생입니다.”
사진·글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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