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으로 남자인 김조광수 영화감독과 김승환 영화사 레인보우팩토리 대표가 지난 6월11일 인천 강화도의 한 펜션에서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주변이 온통 녹색 풀과 나뭇잎, 화려한 꽃으로 뒤덮인 정원에 하얀 드레스를 입은 두 사람이 서 있으니 유난히도 튀었다. 이들은 꽉 조이는 드레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어 움직임이 불편한데도 사진 찍는 과정을 즐기며 웃었다. 게이 커플인 두 사람은 지난 5월15일 기자회견을 열어 동성결혼을 선언했다. 오는 9월7일 공개적인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포스터와 청첩장 등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결혼사진을 미리 찍었다. 결혼 과정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극장에서 홍보도 할 것이다. 김조광수 감독은“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결혼식에 참석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박근혜 대통령,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 등 사회의 유명인사들에게 청첩장을 보낼 것이다. 참석한 하객들에게 받은 축의금을 모아 ‘LGBT(레즈비언(Lesbian)·게이(Gay)·바이섹슈얼(Bisexual)·트랜스젠더(Transgender)를 합쳐서 부르는 단어) 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강화=사진·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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