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이 덜 깬 3월의 이른 봄, 경북 영덕의 오십천과 울진 왕피천 등지에 은어 몇십만 마리가 풀려나왔다. 은어는 9∼10월 강에 산란을 한 뒤 바다로 돌아가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봄이 되면 태어났던 강으로 돌아와 일생을 마친다. 그래서 예로부터 은어는 봄이 오는 것을 알리는 전령사로 통했다. 하지만 지금 개발로 누더기가 된 우리의 강은 찬 바다와 맑은 강을 오가는 은어가 살기에 녹록지 않다. 이런 사정 탓에 경상북도수산자원개발연구소는 자연산 은어에서 채란해 5개월 정도 키운 치어를 방류하는 행사를 해마다 하고 있다. 내년 강이 돌아온 은어들의 생명력으로 펄떡거리길. 창간 19년을 맞는 도 치어의 생명력으로 가득 차기를.
영덕=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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