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회전 금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경내에 들어서면 마주하게 되는 교통 표지판이다.
그 아래 하나 더 있다. ‘우회전 일방통행.’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견학 온 유치원생도, 국회에 차를 타고 들어가면 일단 우회전을 먼저 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좌회전이 허용된다. 국회도서관에 가려면 좌회전 한 번, 본관으로 가려면 두 번이다. 정문으로 들어와 좌회전 한 번이면 갈 수 있는 의원회관도 우회전 다음에 좌회전 세 번을 해야 갈 수 있다.
차량에만 적용되는 표지판임에도, 어느덧 걸어 들어간 사람까지 표지판의 지시대로 오른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어느 누구든, 국회에 들어가면 ‘일방적’으로 우회전을 해야 한다. 19대 국회 개원 즈음 우리 정치 현실과 닮아 있다.
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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