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가까운 시각, 서울 종각역은 한산하다. 막차를 알리는 방송에 바쁜 발걸음이 지하도를 울리다 이내 잠잠해진다. 인적이 드문 지하도의 한쪽에는 빈 휠체어들과 그 주인들이 잠을 자고 있다. 잠자리 위 현수막에는 “시혜적 복지를 깨고 해방으로! 자본의 기준, 차별의 낙인, 등급제를 폐지하라!”는 구호가, 침낭 옆 유인물에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 장애인활동지원 권리 쟁취! 장애아동복지법 제정!” 등의 글귀가 적혀 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 들어 장애인 복지가 제한되고 박탈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요구안을 정부에 제시하고 대답을 기다리며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콘크리트 바닥에서,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놓은 채, 늦은 밤 지하철 역사의 통로를 훑고 내달리는 서늘한 봄바람을 견디며, 이들은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4월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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