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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생명이 흐른다

등록 2011-02-23 15:06 수정 2020-05-03 04:26
2011년 국토가 거대한 무덤이다. 동토 아래 도처에 소·돼지 335만여 마리가 묻혔다. 한겨레 정용일 기자

2011년 국토가 거대한 무덤이다. 동토 아래 도처에 소·돼지 335만여 마리가 묻혔다. 한겨레 정용일 기자

2011년 국토가 거대한 무덤이다. 동토 아래 도처에 소·돼지 335만여 마리가 묻혔다. 모두 죽어 있다. 정부 지침을 보면, 구제역 가축을 묻을 수 있는 장소는 △집단가옥·수원지·하천 및 도로에 인접하지 않은 곳으로 사람 또는 가축의 접근을 제한할 수 있는 장소 △농장부지 등 매몰 대상 가축 등이 발생한 장소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 공유지 등으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농가 앞마당에 버젓하게 봉분이 솟아 있다. 부실한 매몰 작업으로 2차 피해의 공포가 무장 확산되고 있다. 악취가 나고, 독수리가 매몰지 상공을 배회한다. 지하수를 마시기 불안해 생수를 사 먹는다.

정부는 3월4일까지 구제역 매몰지 4054곳과 닭·오리 등 조류인플루엔자(AI) 매몰지 197곳 등 모두 4251곳의 매몰 상태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월18일 구제역 매몰지 재정비 작업을 3월 말까지 완료하라고 지시했다. 매몰지 옆 도랑으로 죽은 생명이 흐른다.

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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