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9일 오전 11시, 서울 은평구 구산초등학교 앞. 정상용(42) 선생님은 굳게 닫힌 교문 앞에 섰다. 바람이 찼다. 교문은 정씨가 학교 가는 것을 가로막는 쇠창살 같았다. 교문 너머에는 6학년 8반 아이들이 체육 수업을 하고 있었다. 사흘 전까지 정씨가 가르치던 반 아이들이다.
잔혹한 출근
정씨는 지난 10월 전국적으로 치러진 일제고사 참여에 대해 의견을 묻는 편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는 이유로 ‘파면’당했다. 앞으로 3~5년간 교사는 물론 다른 공무원으로도 임용될 수 없다. 퇴직금도 50% 삭감된다.
“일제고사가 도입된 뒤 교실 풍경이 바뀌었습니다. 아이들이 학원 다니는 시간은 밤 10시30분으로 한 시간 더 길어졌고, 수업 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학원 숙제를 하느라 아이들 얼굴은 피곤에 절어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을 ‘한 줄로 세우기’ 위한 획일적 평가에 대한 교사의 고민을 학부모에게 말하고 교육 권한이 있는 학부모에게 선택의 기회를 알린 것이 파면당할 일입니까?”
정 교사는 1989년 6월, 초등학교 교사로 첫 발령을 받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창립되면서 190여 명의 교사들이 일거에 해직되던 때였다. 그로부터 19년이 지난 지금, 정씨와 같은 7명의 교사들이 ‘일제고사 참여에 대해 학부모의 의견을 물었다’는 이유로 파면과 해임을 당했다. 7명의 선생님들이 다시 아이들을 가르치기를 바라며 ‘출근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은 2008년이다.
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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