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 사진 AP 연합뉴스
아파르트헤이트를 이겨낸 ‘무지개의 땅’에 핏빛 연기가 자욱하다. 광기 어린 증오의 폭력이 거리를 휘감고 있다. 가난해서 더 뺏길 것 없는 이들이 처지가 비슷한 이주노동자들을 향해 돌을 던지고 망치를 휘두른다. 대체, 이게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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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외국인을 겨냥한 폭력과 파괴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수도 요하네스버그 외곽 빈민가에서 시작된 폭동은 일주일 남짓 만인 5월21일 현재 24명의 애꿎은 목숨을 앗았다. 희생자 대부분은 짐바브웨·모잠비크·말라위 같은 가난한 이웃나라 출신 이주노동자들이다. 이미 6천여 이주노동자가 남아공을 떠났고, 외국인 1만3천여 명이 보호시설에 몸을 의탁하고 있다.
인종차별이 사라진 뒤에도 가난은 악귀처럼 떨어질 줄 몰랐다. 치솟는 물가, 만성적인 실업난…. 벼랑 끝으로 내몰린 이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도 무리는 아닌 게다. 분노의 불길은 삽시간에 엉뚱한 곳으로 번져갔다. “외국인이 우리 일자리를 뺏고 있다!” 허망한 구호가 들불로 타오른다. 웃옷을 벗어던진 청년이 몸을 활처럼 꺾어 경찰을 향해 돌멩이를 내던진다.
사태가 악화하자 타모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은 “부끄러운 범죄행위를 중단하라”고 외쳤다. 군 병력 동원설도 흘러나온다. 그런다고 절망의 몸부림이 그칠까? 오늘 남아공에서 아파르트헤이트의 그늘은 여전히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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