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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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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부활

등록 2007-11-02 00:00 수정 2020-05-03 04:25

▣ 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는 너무 많이 싸웠지. 한 사람이 먼저 ‘미안해’ 그 한마디를 못해서. 강씨도 고집이 세지만 박씨도 고집이 대단한 것 같구려. 부부가 서로 말을 안 하면 심리적 이혼 관계라고 아버지학교에서 배웠지. 지금까지 살면서 칭찬 한마디 못한 것이 미안하오. 공무원 박봉에 지하실에서 신혼살림 차리고 고생시켜 미안하오. 당신은 우리 집의 ‘해’요. 언제나 환하게 비춰주길 바라오. 아이들을 칭찬과 격려로 키울 것이오. 나의 손은 아이를 때리는 손이 아니라 아이의 등을 어루만지고 칭찬해주는 손이 될 것이오. 아이들에게 돈 많이 벌어 잘살라고 하기보다 세상에 감사하고 남을 사랑하고 겸손할 줄 아는 가치관을 길러줄 것이오. 자상한 남편, 아이들에게 자부심 갖는 아버지로 다시 태어나기로 약속해. 이만 줄입니다.”(한 참석자)

‘고개 숙인 아버지를 구출하라.’ 서울 영등포구청이 남성 직원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아버지 교육’을 4주에 걸쳐 지난 10월25일까지 진행했다. 교육은 무릎을 꿇고 아내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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