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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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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불길

등록 2007-04-27 00:00 수정 2020-05-03 04:24

▣ 사진·글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4월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며 분신한 뒤 사망한 택시노동자 고 허세욱씨의 추모식이 치러진 서울시청 앞 광장. 가신 이의 영정 앞에서 진혼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당원번호 육만천구백사십칠(61947)의 민주노동당원이면서 참여연대 회원인 허씨는 4월1일 한-미 FTA 마무리 협상이 벌어지고 있던 하얏트 호텔 인근에서 ‘한-미 FTA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몸을 살랐다. 이후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에서 투병하던 중 한때 증세가 호전되기도 했지만, 화상으로 인한 합병 증세를 이기지 못하고 4월15일 끝내 숨을 거두었다.

이날 화장된 허씨의 유해 일부는 고인의 뜻에 따라 용산 미군기지에 뿌려졌다. 허씨의 묘는 마석 모란공원 고 전태일 열사의 묘 곁에 마련됐다.

“민중처럼 생긴 민중, 농민처럼 생긴 노동자, 말수 없는 실천가, 어디서나 똑똑한 척하지 않고 소처럼 빙긋이 웃는 그 모습…. 우리 사회에 허세욱 동지 같은 자각된 민중만 있다면 천박한 사람들의 집중촌, 공해 많은 서울에 올라와 ‘다운다운 FTA’ 반대 목소리도 FTA 무효 촛불도 추운 겨울도 나지 않았을 것이네.”(정광훈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추도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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