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글·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멀리 빌딩의 다리가 보인다. 그 다리 옆을 양쪽으로 갈라 달리는 자동차의 후미. 그 위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서 있다. 인도에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은 전구를 달았는지 몸에 흰빛을 띠고 있다. 그래도 익숙한 풍경들이다.
색색의 전등으로 장식된 유럽식 성이 하늘에 붕 떠 있다. 제 몸만큼 큰 왕관을 머리에 쓴 스케이트장에선 왠지 구경꾼들이 더 많다. 카메라 렌즈의 줌을 좀더 잡아당기면 하루에도 수백 수천 수만의 차들이 매캐한 연기를 뿜으며 사방으로 시끄럽게 내달릴 것이다. 그런데 여름내 스프링쿨러의 물과 농약을 먹고 자란 푸른빛의 잔디는 다 어디로 갔을까?
서울 시청 앞 광장은 자본과 정치의 이벤트 공간이다. 얼마 전까지 이 도시의 시장님을 하셨던 분이 개발해내신 상품이다. 상품성은 커졌지만 차라리 원시적 광장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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