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달빛 시위

등록 2004-08-19 15:00 수정 2020-05-02 19:23

▣ 사진 · 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8월13일 저녁 8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남인사마당에서 ‘달빛 시위’가 열렸다. 최근 연쇄 살인사건 등으로 여성의 밤길 안전에 대한 위협이 커진 현실에 맞서 밤길을 되찾겠다는 취지다. 밤 10시까지 이어진 행사에는 여성주의 웹진 ‘언니네’, 한국성폭력 상담소 등 총 8개 여성단체 회원 400여명이 참여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여성들도 달빛 아래 밤길을 즐길 권리가 있다” “여성들도 밤길을 안전하게 활보하고 싶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국세청, 탑골공원 등 종로 일대를 행진했다.

이들은 “일부 언론이 ‘아담한 여성’ ‘흰옷 입은 여성’ 등 밤길 범죄의 표적이 되는 여성들에 대한 추측성 기사를 남발해, 결과적으로 여성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피해를 입지 않는 유일한 방법인 것처럼 보도하는 데 분노한다”고 밝혔다. 또 “성폭력 범죄로 여성의 일상이 얼마나 위축되고 통제돼왔는지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밤길 되찾기 시위’는 1973년 독일에서 연쇄 성폭력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처음 시작됐으며, 이후 벨기에·영국·미국·대만 등에서도 시위와 거리행진 형태로 확산됐다.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