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18년간 일선 노동운동가로 활동해온 이정식(43) 전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이 ‘현장’을 떠나 사이버 대학인 서울디지털대학교 e경영학부 전임 교수가 됐다. 한국노총 전임 집행부가 녹색사민당의 총선 패배 등 노선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면서 그도 조직을 떠나 새 둥지를 찾은 것이다.
이 교수는 “몸담았던 조직이 어려움에 빠진 가운데 떠나게 되어 착잡하다”며 “어쨌든 그동안 해온 일에 가장 가까우면서 활동 경험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일자리를 찾았다”며 변신 과정을 설명했다. 노사정위원회, 청와대 노동관계 부서 등 여러 조직에서 같이 일하기를 권유받던 끝에, 대학이라는 ‘열린 공간’을 택했다는 것이다. 젊을 때 배움의 기회를 놓친 만학도나 인생의 재충전 필요성을 느끼는 ‘사회인 학생’들이 많다는 점에서, 사이버 대학과 그의 노동운동 경력이 맞아떨어지는 측면도 엿보인다.
이 교수는 대학쪽과 상의해 노동사회교육연구소(가칭)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장과 연계된 조사연구 △노사관계 자문 등을 연구소의 업무로 잡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노총 계열 조직의 간부 교육도 계속하고 있다. 일선 조직쪽의 요청이 끊이지 않는 탓이다. 대학에서는 다음 학기부터 인터넷으로 ‘직업사회와 노동’ ‘조직론’ 등을 강의하게 된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한국노총에 들어가 정책국장과 기획조정국장 등을 거치면서 노총의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이름을 쌓아왔다. 그는 학생운동 출신자들이 노동현장에 다수 ‘위장 취업’하던 1980년대의 조류 속에서 “상급 조직인 노총을 변화시키자”고 생각했던 드문 경우이기도 하다.
그는 학부를 마쳤지만 석사·박사 학위는 없다. 그의 교수 변신은 ‘학위 따지기 위주에서 현업 경력 중시로의 변화 흐름’을 반영한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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