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011년 직접 발표한 브랜드 슬로건이다. ‘값싼 차’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현대차를 고급스러운 브랜드로 만들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여전히 현대차의 이미지는 ‘올드’(old)하다. 상품을 아무리 세련되게 내놔도 소용없다. 격렬한 노사갈등, 불법파견과 일감 몰아주기 등 ‘법 위의 재벌’이란 이미지는 기껏 잘 짜놓은 브랜드 전략을 갉아먹는다.
비정규직 문제가 대표적이다. 2004년 노동부가 현대차 사내하청 업체 127곳이 작업하는 9234개 공정에 대해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한 뒤 꼬박 10년이 흘렀다. 2010년 대법원은 사내하청 노동자 최병승을 ‘현대차 직원’이라고, 불법파견이 맞다고 인정해줬다. 현대차는 ‘불법파견’의 대명사가 됐지만, 10년 넘게 해묵은 갈등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지난 8월18일 노사가 ‘새로운’(new) 돌파구를 열었다. 사내하청 문제 해결을 위한 첫 합의안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 합의가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을까? 지난 8월19~21일 충남 아산과 울산, 서울에서 현대차 담벼락 안팎을 엿봤다. “한국 노사관계 모순의 집적지”(박태주 고용노동연구원 교수)인 그곳에선 여전히 새로운 가치보다는 오래된 습관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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