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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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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동] 교장은 교사 선택, 학생은 학교 선택

등록 2008-07-25 00:00 수정 2020-05-03 04:25

모든 학교를 특목고처럼 운영하겠다는 김성동 후보…학생들 촛불집회 참여 부적절

문선혜(이하 문): 교육감이 되면 제일 먼저 뭘 하고 싶으신가요?

김성동(이하 김): 모든 학교가 특목고처럼 운영되도록 할 겁니다. 지금은 교육이 너무 똑같아요. 교과과정도 같고, 학교 운영 철학도 다 같아요. 수학이 싫고 기타 치는 게 좋으면 기타 치는 학교에 들어가면 되는데, 그런 다양성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철저한 맞춤교육, 학급당 20명

문: 어떻게 실현하실 건가요?

김: 교원 인사권을 교장에게 일임합니다. 세계 어디에도 5년마다 교사를 컴퓨터로 일괄 배치하는 곳은 없어요. 교장이 원하는 학교에 관한 철학이 있을 거고, 그 철학에 맞는 교사들을 뽑으면, 철학에 맞는 학교가 생길 겁니다. 학생에게는 자신의 눈높이와 소질에 따라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학교들이 다 똑같다면 선택권을 주는 의미가 없겠죠.

문: 저희는 더 좋은 고등학교·대학교에 가기 위해 학원에 가는데요. 학교가 다양해지면 더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해 학원도 더 많이 갈 것 같아요.

김: 사교육비 증가는 공교육의 부실이 문제입니다. 공교육에서 기초학력도 제대로 못 받쳐주니까 이 학원, 저 학원을 전전하는 거죠. 학생의 수준에 맞춘 철저한 맞춤 교육을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해야죠.

문: 맞춤 교육을 어떻게 하나요?

김: 학생의 문제점과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는 시험을 봐야죠. 일부 단체가 시험을 보지 말자고 하는데, 그것은 의사가 환자의 진단을 거부하는 것과 같아요. 초등학교 4학년이 분수를 배우는데 어떤 아이는 가분수의 정의를 모르고, 다른 아이는 정의는 알지만 계산을 못하고, 또 다른 아이는 계산은 할 줄 아는데 해결 속도가 느려요. 서로 다른 문제점을 정확히 가려내려면 시험이 필요해요.

문: 가능할까요? 지금 저희 학교는 영어 등 몇 과목을 상·중·하로 나눠서 따로 수업해요. 근데 반만 다르지 수업 내용은 거의 비슷해요. 세 그룹으로 나눠도 제대로 맞춤 교육이 안 되는데 개개인에 대한 맞춤 교육이 될까요?

김: 지금 같은 암기 위주 시험을 봐서 상·중·하로 딱딱 끊는 일괄 배치는 반대입니다. 한 학급에 학생 수를 20명 정도로 맞추면 교사가 학생들을 하나하나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요.

문: 교원평가제는 찬성하세요?

김: 평가 없는 세상은 인류의 본성상 옳지 않아요. 평가를 일등지상주의로 생각하는 문화를 바꿔야 해요. 자신의 상태를 알고 피드백을 얻는 등 여러 가지 순기능을 봐야 합니다.

문: 일부 교감 선생님들이 촛불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을 징계했습니다. 학생들의 정치 참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 지금은 학생이 공부할 때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저마다 성장의 단계가 있어요. 옹알이를 하다가, 뒤집기를 하고, 뒤집다가 앉고, 그 다음에 서요. 학생이 학업을 제쳐두고 야심한 밤에 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어른이 돼서도 충분히 참여할 수 있어요.

문: 저는 학생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사회 현상에 영향을 받고, 그 영향에 대해 자기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볼 때 학생이 주로 해야 할 일은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봐요.

미국산 쇠고기 급식, 정부 방침 따를 것

문: 지금 급식에서 고기만 나오면 아이들이 다 돼지고기인지 쇠고기인지 불안해합니다. 학교 급식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 대한민국이 경제 11위국이에요. 정부 검역 시스템이 그렇게 못 믿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부 방침에 따를 것이고 정부에서 수입을 허용하고 먹어도 된다고 한다면, 과장되게 금지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모든 미국산 쇠고기를 ‘광우병 쇠고기’라고 하는 것은 불안이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정말 불안해서 불안한 건지, 잘못된 정보로 인해 불안한 건지에 대해서도 학교가 제대로 교육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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