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박지성 “삼성전자 유니폼 입어볼까?”(위), 첼시 디디에 드로그바 “뭐? 그럼 우린 어쩌구!”(아래). 사진으로 구성해본 두 선수의 대화다. 삼성전자의 속마음은 지금 어느쪽으로 기울고 있을까. 사진 REUTERS/ EDDIE KEOGH · AP PHOTO/ MASSIMO PINICA
박지성 선수가 삼성전자 로고가 그려진 빨간 유니폼을 입게 될까? 박 선수가 속한 영국 프리미어리그 최강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최근 삼성전자에 공식적으로 스폰서(후원) 계약을 제안했다. 삼성전자는 맨유의 경쟁 구단인 프리미어리그 첼시를 지난 2005년부터 후원해왔다.
후원 금액이 첼시의 3배라 고민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지난 3월 초에 맨유가 스폰서 계약 제안을 해왔다”며 “현재 첼시와 스폰서 계약을 연장하는 문제와 맨유로 교체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간 첼시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 거둔 홍보효과를 보면 맨유 후원은 분명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면서도 “맨유가 제시한 후원 금액이 첼시의 기존 후원 금액의 3배가 넘는 고액이라는 점과 지난 4년간 후원해온 첼시를 버리고 맨유로 가게 될 경우의 역풍 등을 고려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3월 셋쨋주에 협상팀이 유럽을 방문해 첼시와 맨유 구단주를 잇따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첼시의 후원계약은 2010년 6월에 공식적으로 종료된다. 맨유 역시 후원사인 AIG그룹과의 계약이 비슷한 시점에 끝난다. 맨유가 삼성전자의 문을 두드린 것은 AIG그룹이 ‘재연장 불가’를 공식 통보했기 때문이다. 국유화되는 AIG그룹이 국민의 세금으로 영국 구단을 후원하는 것을 미국 정부가 허용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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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는 AIG그룹과의 후원 종료를 선언하면서 “세계 유력 기업들과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밝혀진 협상 기업은 말레이시아 항공사인 에어아시아가 유일하다. 은 이 사실을 전하면서, 맨유가 AIG그룹으로부터 매년 1900만파운드(약 360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후원을 받아왔기에 비슷한 조건의 기업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로서는 삼성전자가 첼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비상경영을 선포한 상황에서 첼시 후원금보다 3배나 더 많은 지출을 할 명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홍보실은 이에 대해 “맨유가 후원 제안을 해 온것은 사실이지만, 현재까지 어떤 내용도 공식적으로 검토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첼시 구단 후원을 통해 거둔 ‘스폰서 효과’는 내부에서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유럽의 최대 기업 고객은 이동통신사와 대형 유통업체들이다. 이들 업체의 임원이나 대표는 상당수가 첼시 광팬들이다. 이들을 첼시 경기가 열리는 날 경기장 스카이박스(귀빈실)에 초대하면 정말 좋아한다. 첼시 감독이나 선수들과의 식사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유럽 종합 1위 도약 위한 선택?삼성전자가 첼시를 후원하기 전인 2004년 유럽에서 9.5%(4위)였던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0.2%(2위)까지 확대됐다. 첼시가 있는 영국에서 1위(26.8%)를 하고 있는 것은 물론, 옆나라 프랑스(29.6%)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영국에서 삼성 휴대전화 점유율은 1년 만에 7.5%포인트나 뛰었다고 한다. 액정표시장치(LCD) 텔레비전 역시 2004년 12.9%(3위)에서 2008년 23.2%(1위)로 급성장했다.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도약이 필요하다. 유럽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하고 싶은 삼성이 1위 구단 맨유를 눈여겨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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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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