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GS·한화 3파전에 성동조선해양·STX 복병… 군인공제회·국민연금 등 ‘큰손’ 행보도 관건
▣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8월27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포스코·GS·한화 간의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들 3사가 모두 재무·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군인공제회나 국민연금 같은 ‘큰손’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인공제회가 절대지분을 가진 성동조선해양 같은 중견 조선업체나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 STX 같은 또 다른 경쟁자가 출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스코, 반노조 정서가 걸림돌
올해 인수·합병 시장의 최대어인 대우조선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일단 ‘실탄’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가격은 7조~8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산업은행이 매각할 지분 50.4%의 시가총액(약 3조57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얹혀진 수치다. 경쟁 3사 모두가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이길 희망하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이번 인수에 최대 1조5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해춘 이사장은 “현재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고 경영 능력이 뛰어난 파트너를 물색 중”이라며 “다만 직접 경영에 참여하기보다는 재무적 투자자로서 투자 이익을 챙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요 경쟁자로 꼽히는 3개사는 인수·합병과 관련한 각각의 특장이 다르다. 포스코는 대우조선해양이 연간 80만~100만t씩 사용하는 후판의 공급자라는 점, 대우조선해양의 해양 플랜트 부문이 포스코의 에너지사업 부문과 결합한다면 시너지를 크게 발휘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부채비율이 26%에 불과하고 보유현금만 6조원에 이르러 자금 조달에 무리가 없다는 점도 유리하다. 그러나 노조의 힘이 센 대우조선해양과 달리, 포스코는 노조가 유명무실한 반노동자 정서를 갖고 있다는 점이 골칫거리다.
GS는 에너지 개발 기업인 만큼 대우조선해양의 플랜트 기술과 확실한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원유 시추·생산장비의 리스·운영 등 새 사업 분야에 진출하고, 중동 산유국 정부 및 석유 메이저들과의 오랜 동업 관계를 활용해 대우조선해양의 수주를 늘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대한통운, 하이마트 등 최근 나섰던 인수전에서 번번이 실패한 전례가 있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성동조선해양, 군인공제회가 대주주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당장 그룹의 최고 중점 사업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대우조선해양 구성원들에게 환심을 사고 있다. 경쟁사 중 가장 먼저 9조원대 자금확보 방안을 공개한 데서도 한화의 적극성을 엿볼 수 있다. 다만 대한생명, 한화건설 등 비상장 계열사를 상장해 3조원 이상을 충당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시간상 무리’라는 분석도 많다는 게 문제다.
흥미로운 점은 대우조선해양 내부에서 경남 통영시에 위치한 성동조선해양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새어나오는 점이다. 군인공제회가 44.6%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 주주인 성동조선은 자산규모 1조2천억원, 매출규모 5600억원 규모의 중견 조선사다. 대우조선해양의 노조 관계자는 “군인공제회가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직접적인 오너가 될 것이라는 소문도 들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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