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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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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욕·망

등록 2007-04-13 00:00 수정 2020-05-03 04:24

첨단 디자인과 폭발적인 파워를 자랑하는 미래 콘셉트카들, 2007 서울모터쇼에서 만나다

▣ 글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한 독일·영국 등에서는 상류층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자동차 경주가 자주 열렸다. 경주에 참가한 선수들은 저마다 자기 차를 특색 있게 꾸몄고, 관중은 자동차 경주뿐 아니라 각양각색의 자동차를 보려고 몰려들었다. 그러자 당시 유행했던 산업박람회장 옆에 눈요깃거리로 자동차를 전시했는데 이것이 모터쇼의 출발이다. 1897년 세계 최초로 프랑크푸르트에서 모터쇼가 열린 뒤 110년이 지난 지금, 프랑크푸르트·파리·디트로이트·제네바·도쿄 모터쇼가 국제 5대 모토쇼로 자리잡았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2007 서울모터쇼’가 열흘(4월6∼15일) 일정으로 일산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개막됐다. 이번 서울모터쇼에는 5개 국내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전세계 32개 자동차 업체가 총 252대를 내놓고 자동차 마니아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의 위상에 걸맞게 여느 국제 모터쇼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출품 차량과 전시 규모가 크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우선 월드 프리미어(Premiere·최초 공개 차량) 5대, 아시아 프리미어 14대, 코리아 프리미어 10대 등 신차 29대가 이번 모터쇼에 한꺼번에 공개됐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모델은 현대자동차의 HND-3(벨로스터·Veloster)과 TQ, 기아자동차의 KND-4, 쌍용자동차의 D130과 Wz 등이다.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신차는 현대차의 HED-4(카르막·QarmaQ)·HCD-10(헬리언·Hellion)·FD 5Door·FD 왜건, 기아차의 KCD-3·KED-2(프로씨드)·KED-3(익씨드), BMW의 하이드로겐 7과 New X5 3.0d, 아우디의 중형 2도어 고성능 모델인 S5 쿠페(문이 두 개이고 지붕이 낮으며 날씬한 모양의 차량), 닛산의 뉴 인피니티(Infiniti) 2008년형 G37 쿠페, 포드의 뉴 몬데오 2.0, 푸조의 디젤 파워 스포츠카 쿠페 407 HDi 등이 있다. 또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신차는 GM대우의 L4X, 르노삼성의 H45, 닷지의 니트로, 볼보의 All-New S80, 지프의 랭글러(Wrangler) 루비콘 등이 있다. 평소에는 접하기 힘든 울트라 럭셔리 카 ‘벤틀리’가 처음으로 전시되고, 스포츠카의 대명사 ‘포르쉐’도 참가했다.

서울모터쇼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자동차의 미래를 보여주는 콘셉트카다. ‘모터쇼의 꽃’인 콘셉트카는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입 성향이 어떻게 바뀔지를 미리 내다보고 제작한 자동차를 말한다. 이번 쇼에는 국내 완성차 업체 12대, 수입차 업체 5대 등 총 17대의 콘셉트카가 대거 등장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면서 차세대 자동차 디자인과 첨단 기술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현대차가 공개한 HND-3는 승용차와 쿠페의 장점이 결합된 복합 콘셉트의 신개념 소형 쿠페로 2.0ℓ 가솔린 엔진을 얹고 5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벨로스터는 ‘속도를 다루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을 뜻하는 차 이름처럼 역동적인 주행성능이 강조됐다. 현대차의 TQ(프로젝트명)는 승합차 스타렉스의 후속 모델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모델이다. 현대차는 첨단 신소재를 이용한 준중형 스포츠레저실용차(SUV) HED-4(카르막), 차세대 소형 크로스오버 모델 HCD-10(헬리언)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현대차의 또 다른 콘셉트카 HED-3(아네즈)의 양산 모델인 FD(FD 5Door, FD Wagon)도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강렬하고 스포티한 외관

기아차는 KND-4, KCD-3, KED-2, KED-3 등 4대의 콘셉트카를 내놓았다. KND-4는 SUV의 차세대 디자인을 제시할 기아차의 대표 콘셉트카다. 기아차는 그동안 해외에서만 공개돼 궁금증을 증폭시켰던 유럽 전용 모델 ‘씨드’의 3도어 콘셉트 모델인 프로씨드(pro_cee’d·KED-2), 지붕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컨버터블 차량 중 소프트톱(지붕의 재질이 천과 같이 부드러운 것) 모델인 익씨드(ex_cee’d·KED-3), 중형 CUV(SUV+쿠페형 크로스오버 차량) 콘셉트카인 큐(KUE·KCD-3)도 이번에 선보였다.

GM대우는 럭셔리 대형 세단 L4X를 깜짝 공개했다. 배기량 3600㏄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L4X는 양산 직전의 ‘쇼카’(Show Car)이다. 올 하반기에 출시되는 정통 후륜구동 방식의 2인승 로드스터인 G2X와 차세대 콘셉트카 ‘WTCC 울트라’도 전시하고 있다. WTCC 울트라는 2006년 파리모터쇼에서 주목받은 차량으로, 가벼운 특수 재질로 만들어져 190마력의 폭발적인 파워를 뿜는 2.0ℓ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르노삼성은 올해 말 출시될, 강렬하고 스포티한 외관을 갖춘 4륜구동 크로스오버형 SUV QMX(프로젝트명 H45)와 르노의 최신 콘셉트카인 알티카(Altica)를 아시아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알티카는 177마력의 2.0ℓ 디젤엔진을 얹고 6단 기아를 장착해 스포츠카의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과 왜건의 실용성이 조화를 이룬다. 쌍용차가 이번 모터쇼에 내놓은 차종은 뉴카이런 신모델과 최첨단 미래형 스포츠 세단 콘셉트카 Wz이다. Wz는 쌍용차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한 실험적 프리미엄 세단이다. Wz는 앞차와의 거리와 속도를 계산해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주차·교차로 진입시 영상으로 장애물을 판별하는 차량 주변 감지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등 최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수입차도 차세대 디자인과 속도를 강조하는 콘셉트카가 대거 등장했다. 지프는 지프 브랜드의 대표 콘셉트카인 허리케인(Hurricane)을 전시한다. 기동성이 뛰어나 최강의 오프로드 성능을 갖추고 있는 허리케인은 크라이슬러가 자랑하는 5.7ℓ 헤미(HEMI) 엔진을 앞뒤에 장착해 670마력의 폭발적인 힘을 낸다. 또 앞뒤 바퀴를 각각 다른 방향으로 꺾을 수 있어 지프 브랜드의 오프로드에 대한 열정을 담고 있다. 푸조는 스포츠 콘셉트카 ‘20Cup’을 전시하고 있다. 20Cup은 특이한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모습을 가진 미래형 3륜 스포츠 로드스터로 자동차와 바이크의 장점을 동시에 결합했다. 폴크스바겐은 혁신적인 톱(지붕)을 탑재한 쿠페-카브리올레 모델 이오스(EOS)를, GM은 본사에서 직접 공수해온 2인승 럭셔리 로드스터 캐딜락 XLR를 선보였다. 미래형 스포츠카인 스포츠 4 콘셉트카(Sports 4 Concept)와 시빅 하이브리드 콘셉트카(Civic Hybrid Modulo Concept)를 출품한 혼다(Honda) 전시관에서는 자유분방하고 스포티한 주행을 느낄 수 있다.

친환경 자동차들에도 관심 집중

특히 세단과 SUV, 미니밴의 장점을 결합한 CUV 차량 12대는 자동차 시장의 미래 트렌드를 한눈에 보여준다. 현대차의 헬리온은 SUV의 다목적성과 미래형 쿠페 스타일을 접목한, 젊고 발랄한 세대를 겨냥한 차세대 CUV형 콘셉트카다. 쌍용차는 국내에 판매 중인 CUV 차종인 액티언과 로디우스를 전시한다. 링컨의 MKX 3.5, 볼보의 V50 2.4i, 사브의 9-3 스포츠 콤비, 크라이슬러의 퍼시피카(Pacifica), 포드의 S-MAX 2.0, 푸조의 407SW HDi 같은 CUV 차량도 전시되고 있다.

인간과 차의 조화를 보여주는 친환경 자동차들도 눈길을 끈다. 현대차는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 HED-4(QarmaQ)와 수소연료전지차인 투싼FCEV를, 기아차는 프라이드HEV를 선보인다. 현대차 상용관에 전시된 수소연료전지버스는 1회 충전으로 300km를 주행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대우버스는 국내의 대형 버스로는 처음으로 주행 상태에 따라 디젤엔진과 배터리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시내 저상버스를 전시한다. BMW는 760i를 기반으로 생산한 수소차 하이드로겐 7을, 도요타 렉서스(Lexus)는 RX400h를, 사브는 9-5 바이오파워(BioPower)를 친환경 차량으로 내놓았다. 고유가 시대에 빛을 발하는 연비 좋은 디젤승용차 24대도 이번 모터쇼에 출품됐다. BMW의 New X5 3.0d, 푸조의 쿠페 407 HDi는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디젤승용차다. 랜드로버의 레인지 로버(Range Rover), BMW의 New X3 3.0d, 아우디의 A6 3.0 TDI, 재규어의 S-Type 2.7D, 지프의 커맨더(Commander) 등은 날렵한 스포츠 디젤차들이다.

이번 모터쇼의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권은 성인 9천원, 고교생 이하는 6천원이다. 인터파크에서 예매하면 7천원, 4천원에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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