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항공 외에도 정기노선 운행하는 저가항공사들 속속 취항 예정
경제성과 함께 안전성이 입증된다면 항공업계 판도를 흔들 듯
▣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저가항공사는 1971년 설립된 미국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을 시초로 보고 있다. 그로부터 30여년이 흐른 뒤에 우리나라에서도 저가항공 시대가 열린 셈이다. 우리나라 항공운송은 국제선의 경우 여객과 화물 운송에서 세계 10위권이다. 그러나 단거리 국내선은 대형 항공기 위주라서 낮은 탑승률 등으로 인해 채산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수지를 맞추기 위해 항공 요금이 계속 오르고 적자 노선은 폐쇄 또는 감축돼왔다. 대한항공쪽은 “국내선에서 발생하는 적자가 연간 1천억원에 이른다. 항공사업은 공익성이 강해 적자가 난다고 노선을 곧바로 줄이기도 어렵고 운항을 안 하면 지역에서 들고 일어난다”고 말했다. 저가항공사 출현이 오히려 적자 노선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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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돼 있어
외국에서는 저가항공이 이미 보편화돼 있다. 저가항공사가 활성화된 유럽은 60여개 저가항공사가 영업 중인데, 유럽저가항공연합에 따르면 유럽 항공여객 시장의 11%를 저가항공이 차지하는 등 고속성장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사우스웨스트, 제트블루, 에어트랜 등 20여 업체가 저가항공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저가항공사의 시장점유율이 25%에 이른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JAL 익스프레스가 1988년 처음으로 저가항공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오스트레일리아, 타이, 뉴질랜드, 필리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20여개 저가항공사가 영업 중이다. 뉴질랜드는 저가항공의 시장점유율이 70%에 이른다.
한성항공이 항공 당국으로부터 받은 사업면허는 ‘부정기 항공운수사업’이다.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화물 운송은 부정기 운송이 있었지만 여객은 한성항공이 처음이다. 그러나 내년 6월에 취항 예정인 ‘제주에어’는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처럼 정해진 노선을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정기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았다. 제주에어는 애경그룹과 제주도가 합작으로 총 150억원을 출자해 설립했는데, 내년에 항공기가 들어오기 전까지 자본금을 2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제주에어는 캐나다 봄바디어사가 제작한 Dash 8-Q400(74인승) 기종 5대를 들여올 예정이다. 제주에어가 봄바디어사에 직접 발주한 새 비행기로 Q-400도 ATR기처럼 프로펠러가 장착된 터보프롭 항공기다. 전세계적으로 Q-400 97대가 지역항공사에서 운영 중이며, 동체 길이 32.8m로 ATR기(27.2m)보다 약간 크고 길다. 노선은 제주∼김포, 제주∼김해, 김포∼김해, 김포∼양양을 취항하고 5대로 하루 50편을 운항하기로 했다. 제주에어쪽은 “바람이 많은 제주지역의 기상을 고려해 안전성이 뛰어난 기종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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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5월 소형 비행기 1∼2대를 임대해 부정기항로 취항에 나선다는 목표로 지난 7월 설립된 전북항공도 정기 항공운송쪽으로 운항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군산지역 투자자 5명이 자본금 50억원을 출연한 전북항공은 제주에어처럼 정기운송으로 바꾸기 위해 자본금을 200억원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군산항공은 내년 5∼6월부터 군산∼서울, 군산∼양양, 군산∼부산 등의 노선에 저가항공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등록 기준만 갖추면 신규 허가 가능
저가항공 시대가 열린 뒤 가장 주목되는 건 항공산업의 판도 변화다. 전화로는 안 되고 인터넷 예약만 가능한데다 기존 항공사가 제공하는 특급호텔 수준의 기내 서비스도 모두 없어져 다소 불편하지만, 요금을 대폭 낮춘 부정기 저가항공사는 자본금 50억원 이상 같은 등록 기준만 갖춰 신청하면 신규 허가가 가능하다. 따라서 잇따라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저가항공사는 탑승률이 50% 이상만 돼도 수익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저가항공사들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일본, 중국 등 근거리 국제선 노선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양분해온 국내 노선에 상당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건설교통부 항공정책팀은 “부정기 항공운수는 항공기 1대, 정기 항공운수는 5대 이상만 갖추면 된다. 저가항공사의 진입을 쉽게 해주려고 부정기 운송은 면허제를 등록제로 바꾸고 항공기도 50인승 이하에서 80인승 이하로 더 넓혔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쪽은 “저가항공사가 우리와 본격적인 경쟁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이미 KTX가 일종의 저가항공기나 마찬가지 아니냐?”며 “고속열차로 부산∼대구 노선 타격이 크고, 가뜩이나 좁은 시장인데 기존 항공사도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저가항공사가 순항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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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저가항공이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가장 큰 변수는 항공기의 안전성이다. 대형 항공사에 비해 안전성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고객들의 불안을 빨리 해소하는 것이 과제다. 소형 항공기는 대형기에 비해 기류 등 자연현상에 약하고 엔진과 계기 등 장비 부실로 사고 위험이 높을 것이라는 우려는 과연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일까? 건설교통부 항공안전본부쪽은 “지역민항에 쓰이는 항공기의 기종을 따로 제한하는 건 없다. 들여온 비행기가 여객운송에 적합하게 비행이 가능한지 기술적 검토를 거쳐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내준다”며 “기종이 다르기 때문에 초속 몇m의 바람 같은 운항이 가능한 자연조건 기준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6일 태풍 ‘나비’가 상륙했을 때 한성항공은 청주∼제주 노선을 운항하지 못한 반면, 대한항공은 비슷한 시간대에 청주∼제주 노선을 계속 운항할 수 있었다.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관리·감독”
저가항공사는 대형 항공사에 비해 영세업체이기 때문에 정비 등 관리가 부실할 것이라고 걱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건설교통부쪽은 “항공기 1대나 100대를 보유하나 당국의 안전 지도·감독 체계는 똑같다”고 말했다. 한성항공 정비사업팀 심규태 부장은 “큰 비행기에 있는 부품이 작은 비행기라고 없는 건 아니다. 비행기가 한대뿐이라도 정비 부품은 다 갖추고 있다. 부품이나 정비 설비가 비싸다고 안 갖춘다면 비행 자체가 곤란하다. 다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정부로부터 운항증명(AOC)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비, 운항 관리 등 모든 과정이 기종에 따라 철저하게 관리·감독되므로 항공기가 작다고 해서 사고 확률이 높은 건 아니라는 것이다. 한성항공 한우봉 사장은 “새 비행기이고 자체 보유 비행기여야 꼭 안전한 것도 아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평균 기종 수명이 10년을 넘었고, 새 비행기는 15%에 불과하고 90%가 임대 비행기”라고 말했다. 또 심 부장은 “나를 포함해 정비사 4명이 40여년을 항공기 정비만 해왔다. 다들 기종별로 4∼5개 이상씩 항공기 정비사 면허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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