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등의 원유와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FTA 체결에 나서다
왕윤종/ SK 경영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
지난 4월28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외신회견으로 촉발된 중국발 쇼크는 우리 경제의 중국에 대한 의존성이 그만큼 증대됐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경제가 당장 냉각되는 것도 아닌데 주가가 폭락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증폭됐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중국 경제가 과열됐다고 판단하고 중국 경제의 연착륙을 위해 브레이크 페달을 서서히 밟기 시작했다. 특히 지방정부의 중복 투자를 통제하고 철강, 비철금속, 시멘트, 자동차, 부동산 등 일부 업종에서 나타나는 투자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투자 프로젝트를 직접 제한하거나 국유 상업은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대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여파에도 9.1%의 고성장을 기록한 중국은 올해 1/4분기 9.7%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세계의 공장으로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30%에 달하는 고정투자 증가율이 올해 들어 40%를 넘어서면서 중국은 원유를 비롯해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 세계 원자재 소비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이 25%로 증가해 중국의 원자재 해외수입 의존도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농촌 인구의 도시 유입으로 아파트 건설 등 건설경기가 초호황세를 보이고 있어 시멘트를 비롯한 원자재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2008년 올림픽, 2010년 세계무역박람회(EXPO)의 유치를 위해 각종 시설 및 인프라 건설에 막대한 투자가 예정되어 있다.
중국 정부는 경기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하면서 한편으론 지속적인 성장만이 중국이 체제전환 과정에서 안고 있는 금융 및 기업 부문의 부실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요체로 인식하고 있다. 지속적 성장에 필요한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서부 대개발, 동북 3성 진흥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해외 유전, 광산 등의 개발을 통해 적극적으로 원자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동남아시아 지역의 원자재 공급선을 안정적으로 확보함과 동시에 직접 해외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다. 또 러시아를 비롯하여 카자흐스탄 등 옛 소련 국가들과 2001년 6월 상하이협력기구를 설립했고, 지난해 9월에는 안보협력에 주력하기로 했던 동 기구를 확대 발전시켜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같은 중국의 FTA 전략은 바로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각국이 보유한 원유와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2001년 12월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할 때까지 수동적인 대외통상 전략을 펼쳐온 중국이 점차 능동적 통상정책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외자기업들이 현지 원자재 물량 확보에 곤란을 겪으면 중국의 성장이 급격히 둔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 정부는 원자재의 수급안정을 위해 불필요한 중복 투자를 철저히 통제함과 동시에 해외로부터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공급받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 남미, 캐나다, 아프리카 등에도 적극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직접투자는 65.1%(중국쪽 통계 기준) 증가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금년 들어 우리나라가 대중국 투자에 사실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생산설비를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한국 기업을 포함해 외자기업들이 자칫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입게 될 손실과 이에 따른 외국인 직접투자의 위축을 우려해 해외로부터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선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FTA를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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